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해외 신도시시장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이들 기관은 10월1일 한국토지주택공사로 통합 출범을 앞두고 있어,해외 신도시 개발사업 수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에 따르면 현재 해외 15개국(22건)에 신도시 개발계획 용역을 수주했거나 주거단지를 직접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토지공사는 러시아 알제리 등 15개국에서 18건의 신도시 관련 용역과 개발사업을 수행 중이다. 주택공사도 몽골과 베트남에서 4건의 주택단지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도시 조성기간 짧아 인기

토지공사의 해외 신도시시장 진출 1호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7200만㎡ 규모의 신행정수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작년 12월에 신도시 PM(건설사업 총괄관리 · Project Management)계약을 맺었다. 이에따라 토공은 2011년 부지 조성단계부터 2038년 완공(50만명 수용)단계까지 발주자를 대신해서 총체적 사업관리를 맡아서 하게 된다. 토지공사는 1단계 PM용역을 450억원에 수주했다. 토지공사는 2,3단계 사업관리 및 설계용역까지 따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바쿠 신행정수도 사업에서 7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신도시 개발 수출용역 수주가 본격화되고 있다. 토공은 지난 2월 세네갈 CCBM그룹과 7000만㎡ 규모의 핑크레이디 신도시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와 관련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4월에는 나이지리아 라고스시 인근 코리타운 신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총괄 사업수행자(CM) 용역 참여에 대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코리타운은 아프리카 최대 도시인 라고스시에서 25㎞ 정도 떨어져 있다. 사업비는 13억달러에 달한다. 라고스 주정부가 토지를 제공하고,민간기업인 시티스케이프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민관합동사업이다. 올해 안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달 초에는 알제리의 부이난 부그줄 등 4개 신도시 PM사업자 선정 국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혔다.

이로써 토지공사는 알제리의 1기 신도시 5개 중 4개를 관리하게 됐다. 전체 면적은 분당 신도시의 4배 규모인 7975㏊에 이른다. 이외에도 투르크메니스탄에 40만㎡의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롯데건설과 함께 추진 중이다.

토지공사 해외사업 관계자는 "올 들어 탄자니아 신도시 마스터플랜 국제입찰 등을 수주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신도시 건설기술 우수성이 널리 알려져 앞으로 신도시 수출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리비아,예멘 관계자들이 토지공사를 방문,분당 · 동탄 · 판교신도시를 둘러보고 큰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토지공사에 관심을 갖는 것은 신도시 개발에 대한 총체적 사업기술과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신도시가 도시구성,기반시설,정보 인프라 등의 측면에서 선진국 못잖은 수준인데다,개발기간도 5~10년으로 선진국에 비해 짧다는 것도 관심 대상이다.

주택단지 개발 요구도 봇물

주택공사는 베트남 몽골 등 개발도상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는 엠코 등 민간기업과 함께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인 하이퐁에 200㏊ 규모의 복합도시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노이시와는 공업단지에 인접한 160㏊의 킴충 신도시 개발도 협의 중이다. 또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 제7지구의 재개발 및 몽골국제공항 인근의 주택건설사업 참여도 검토 중이다. 다음 달에는 주택 10만채를 지어주고 개발비는 광물로 상환받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더욱이 토공 · 주공을 통합하는 법인이 이달 중에 출범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개도국의 경우 도시개발과 주거단지 건설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어,단지조성에 강점인 토지공사와 주택건설이 장점인 주택공사가 통합해서 진출하면 더욱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