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효성 한 곳만이 참여함에 따라 향후 구체적인 매각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닉스 주주단은 '흥행 저조'와 관계 없이 효성과 협상을 진행해 합리적인 가격에 매각이 성사되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하이닉스 주주단은 효성이 22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매입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넘어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주주단은 다음 달 효성으로부터 예비입찰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효성은 제안서에서 단독으로 입찰할 것인지,아니면 다른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인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하이닉스에 대한 실사를 하지 않은 만큼 확정된 인수가액을 밝힐 수는 없겠지만 대략적인 금액도 제시해야 한다.

주주단은 효성의 제안을 토대로 심사를 하게 되는데,가장 중요한 변수는 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얼마나 더 얹어줄 것인가가 관건이다. 20%의 경영권 프리미엄만 받더라도 최소 4조원은 받아야 한다는 게 주주단 입장이다.

주주단 관계자는 "실제 효성이 인수할 지분 규모는 컨소시엄 내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효성이 컨소시엄 내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만큼 28.07% 지분 가운데 절반 이상 가져가게 될 경우 2조원가량 들이면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효성이 제안한 대략적인 인수가격이 주주단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효성은 하이닉스에 대한 실사 작업에 나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실이 발견되거나 자산평가액에서 이견이 발생할 경우 협상이 깨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주주단은 "앞으로 대형 매물들이 줄줄이 인수 · 합병(M&A) 시장에 대기하고 있는 만큼 하이닉스 매각이 순조로워야 다른 M&A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가급적 매각이 성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종적으로 하이닉스 매각이 연내에 이뤄질 경우 채권은행들의 당기순이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주단의 하이닉스 출자 전환 주식은 평가이익으로 구분해 자본항목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출자전환 주식 매각 때에는 당기순이익으로 포함된다.

매각하는 지분을 갖고 있는 금융회사는 외환은행(3774만2000주),우리은행(3687만7000주),신한은행(2797만9000주),산업은행(2857만2000주),정리금융공사(1638만7000주),농협(590만주),신한투신(533만주),대우증권(365만2000주),우리투자증권(304만1000주) 등이다. 출자 전환 주식의 취득원가는 외환은행 6500원 선,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3800원대,산업은행 8800원 수준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