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결함시정)을 준비하고 있다.

도요타는 운전석의 바닥 매트가 가속 페달을 압박하는 문제가 발견돼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차량 약 380만대를 리콜할 계획이라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결정은 미 교통부가 지난 29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은 결함이 매트를 교체하는 것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레이 라후드 미국 교통부 장관은 "이는 급작스러운 과속에 따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하고 급한 문제"라며 "해당 차종의 차주는 매트와 그 밖에 불필요한 물질들을 제거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미국 내에서는 유사한 문제로 인해 최소 30여건의 추돌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2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미국에서는 렉서스 ES 350을 타고 가던 일가족 4명이 가속 페달로 매트가 말려들어가 시속 120마일(약 194km)로 달리다 충돌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리콜 대상에는 이 회사 대표모델인 중형세단 ‘캠리’와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상위브랜드 렉서스의 일부모델 등이 포함됐다.

리콜 대상 차종은 도요타의 2007~2010년형 캠리, 2005~2010년형 아발론, 2004~2009년형 프리우스, 2005~2010년형 타코마, 렉서스의 2007~2010년형 ES 350, 2006년~2010년형 IS 250, IS 350 등이다. 이 중 캠리는 미국 자동차시장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차다.

앞서 지난 2007년 도요타는 유사한 결함으로 캠리와 렉서스 ES 350 등 5만5000대의 리콜을 시행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미국에서 도요타의 최대 리콜 규모는 약 97만8000대로, 이번 리콜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한국에서 운행되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이 같은 결함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국내 정식 수입처는 전했다.

한국도요타자동차는 지난 2001년부터 국내 정식 수입된 도요타, 렉서스 모델의 경우 국내 업체를 통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정식 매트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트에는 운전석 바닥과 연결할 수 있는 고리가 달려있어 미국 판매모델과 같은 결함을 사전에 방지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10월 중 국내에 출시되는 도요타 '캠리' '프리우스' 등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고정식 매트를 달아 출고한다는 입장이다.

정식 수입과정을 거치지 않는 도요타, 렉서스 차량에 대해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정식 수입된 차량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들겠지만 요청 시 수리,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