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위원회에 공식 서한 제출

[한경닷컴] 영국의 저명 과학자 10여명이 “노벨상 수여 분야를 늘려달라”며 스웨덴 노벨재단에 공식 서한을 보냈다고 영 일간 더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데이비드 킹 영국 전 정부최고과학자,팀 헌트 2001년 노벨 의학상 수상자,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 등이 영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와 공동으로 이같은 제안 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세계 과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고 영향력이 큰 상인 노벨상이 다양한 현대 과학을 포괄하지 못하는 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이 1895년 “인류 복지에 가장 크게 공헌한 사람들에게 수여하라”며 남긴 유언장에 따라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에 3100크로네를 기부하며 탄생했다. 그가 사망한 1901년부터 물리학 화학 생리학·의학 문학 평화 등 5개 부문에 걸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노벨 경제학상은 1968년 추가됐다.

이들은 “노벨이 유언을 남겼을 땐 기후변화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이 현대 과학의 최대 관심사가 될지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21세기 과학의 도전과 성과를 감안한 새로운 수상 부문이 신설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공공의료 환경과학 기초생물학 행동과학 등 가운데 최소한 2개 부문이 추가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진화론을 주창한 찰스 다윈이나 말라리아를 퇴치해 인류를 전염병 위험에서 구한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마땅한 수상 분야가 없어 위대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빛을 보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가장 큰 문제 제기다.

하지만 서한을 받은 노벨재단이 비용 및 시간 등 문제로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