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나 수도처럼 정보기술(IT) 자원을 빌려 쓴 뒤 사용한 만큼 돈을 내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삼성SDS는 7일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수원 삼성소프트웨어연구소에 '클라우드 컴퓨팅센터'를 개설했다. 본격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내에 별도의 공간과 자원을 배치한 것이다. LG CNS도 내년 2월부터 모든 업무를 인터넷에 연결된 서버에서 처리하는 '서버 기반 컴퓨팅'을 도입한다고 예고,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급속 확대될 전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인터넷을 이용해 서버,저장장치(스토리지),소프트웨어 등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개별 기업이 별도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비해 투자 및 유지 비용을 줄일 수 있고,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IT 자원을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종량제 개념인 삼성SDS의 '유즈플렉스'가 대표적인 서비스다. 3차원 게임을 개발할 때,고성능 컴퓨터나 서버 등을 구입할 필요 없이 개발 및 테스트 기간 삼성SDS에서 관련 플랫폼 일체를 빌려 쓸 수 있는 방식이다. 삼성SDS는 클라우드센터 개설을 계기로 종량제 서비스를 외부 기업에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LG CNS가 도입을 추진 중인 서버기반 컴퓨팅을 이용하면 기업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모든 임직원들이 회사 내 중앙 서버에 접속,업무를 처리하고 작업 후 만든 문서 도면 등도 서버에만 저장하기 때문에 데이터 외부 유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 모바일이나 생명공학(BT) 분야에 응용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도 속속 등장한다. 삼성SDS는 오는 11월부터 스마트폰 사용이 활성화된 북미 기업을 대상으로 모바일 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내년 이후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달 중 미국 뉴저지에 모바일 클라우드 센터를 설립,수원 센터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이용해 2012년까지 한 사람당 1000달러 정도의 비용으로 자신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슈퍼컴퓨터를 대신해 수천 대의 보급형 컴퓨터로 유전자 분석을 나눠 처리하는 기술을 적용,분석 비용을 대폭 낮추는 개념이다. 저렴한 가격에 유전자를 분석하게 되면 이를 바탕으로 예방의학,맞춤의학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클라우드 컴퓨팅=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속도가 빨라진 인터넷망을 이용,필요할 때마다 빌려 쓰게 해주는 서비스다. 수많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넷망을 그림으로 그릴 때 구름 모양을 사용해온 데서 착안해 새로운 인터넷 기술에 클라우드란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웹메일，블로그，웹포토 등이 초기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사례다. 소프트웨어，하드웨어，플랫폼 등 IT 자원 전반을 빌려 쓸 수 있는 형태로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