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측 하이닉스 인수에 악재될 까 우려

조현준 ㈜효성 사장의 미국 호화주택 구입 사실이 잇따라 제기되고 검찰이 이에 대해 수사의지를 내비치자 효성그룹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재미 프리랜서 안치용 씨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 '시크리트 오브 코리아'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은 200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근처에서 450만 달러 짜리 호화주택을 구입했고, 2006년에는 샌디에이고 소재 리조트인 '란초우 발렌시아 빌라' 인근의 빌라 2채를 동시에 사들였다는 것.
안씨의 폭로는 검찰의 효성 비자금 수사 종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시점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의혹으로 증폭되는 양상이다.

조 사장이 고가의 미국 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에 불법 자금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효성그룹 측은 "주택 구입은 조 사장 개인의 일"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긋고 나섰다.

따라서 회사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할 내용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총수의 장남이자 핵심회사인 ㈜효성을 책임진 조 사장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을 '개인'의 일로만 돌릴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룹 측은 난감해하고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미국 주택 구입을 둘러싼 소문의 사실 관계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이 문제가 비자금 사건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두 사안이 한꺼번에 제기돼 솔직히 매우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더구나 비자금 수사를 종결하고 미국 주택문제에 대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말해온 검찰이 태도를 바꿔 주택문제에 대해서는 수사할 의지를 밝히자 이 문제가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효성그룹은 이 문제가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지도 우려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지난달 22일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을 때 자금 여력과 시너지 효과 등에 의문이 제기되며 곧바로 주가 폭락을 경험했다.

최근에는 채권단이 효성의 인수자금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이닉스 지분 분할 매각 가능성을 밝히자 일각에서 '특혜설'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결정되지도 않았지만 하이닉스 인수건은 주택 구입 문제 등과 완전히 별개 사안이지 않으냐"면서도 "이런 문제들이 회사 전반에 좋지 않은 여론을 형성할까 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