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사상 최장인 20일 연속 투자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어 국내 펀드에 이어 해외 펀드에서도 환매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해외 펀드 비과세 혜택의 내년 폐지를 앞두고 원금을 회복한 펀드를 중심으로 환매가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펀드에선 지난 8일 172억원이 순유출(상장지수펀드 제외)돼 9월10일부터 20일 연속 돈이 빠져나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고조됐던 작년 10월8일~11월4일과 함께 사상 최장 기간 순유출 기록이다.

최근 20일 동안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4210억원에 달한다. 자금 유출액은 글로벌 증시가 급등한 7월 1795억원을 시작으로 △8월 3050억원 △9월 4183억원으로 점차 불어나고 있다.

이는 해외 펀드에 적용해 주던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올 연말로 마감됨에 따라 원금을 회복하거나 예금이자 정도의 수익을 낸 적립식펀드를 중심으로 환매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년간 50% 손실(거치식)을 내고 있는 'JP모간러시아A' 적립식 투자자는 2007년10~12월 가입한 경우만 6% 정도 손실을 보고 있을 뿐,2008년 이후 투자자는 전부 이익을 내고 있다. 적립식으로 가입한 해외 주식형펀드의 규모는 21조원으로 전체(54조원)의 39% 정도다.

일부 거치식 해외 펀드도 원금을 속속 회복 중이어서 이들도 환매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펀드와 인도펀드는 2년 손실률이 각각 1%와 5%로 낮아지며 원금을 거의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펀드 투자자금 중 4조~5조원 정도가 연내 환매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자산관리센터장은 "최근 국내외 펀드를 통틀어 환매 물량의 80% 정도는 적립식"이라며 "특히 금융종합소득세를 내야 하는 거액 자산가의 경우 연말 비과세 조항 일몰을 앞두고 해외 펀드를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거액 자산가가 아니라면 중국 브릭스 등 중장기 전망이 밝은 국가 펀드들의 경우 세금이 부과돼도 수익이 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섣부른 환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정환/김재후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