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소머리국밥집 '한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남(65),이정자(61) 부부입니다. 점포는 강남고속터미널 상가 건물 1층에 있습니다. 33㎡(10평) 규모로 테이블 11개를 두고 있습니다.

3년 전 기존 음식점을 인수해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보증금 1억3000만원에 월세 140만원,관리비 100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계약했으며 시설투자에 6000만원이 들어갔습니다.

저는 건설회사에 근무하다가 퇴직했습니다. 지인으로부터 점포를 소개받고 음식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외식업 경험이 전혀 없었으나 열심히 일한 결과 개점 초기 돈도 좀 벌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갑자기 매출이 줄기 시작해 요즘은 생계비도 못 건지는 수준입니다.

고속터미널 상권 특성을 고려해 24시간 영업하고 있습니다. 저와 아내가 교대로 서빙을 하고,종업원 2명이 주방을 맡고 있습니다.

주요 메뉴는 소머리국밥 7000원,순대국 5000원,선지해장국 5000원,내장탕 6000원 등입니다. 하루 평균 매출이 50만원을 밑돌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영업 중인 10여개 점포 중 매출이 가장 저조합니다. 부부가 밤낮으로 가게에 매달려 일하지만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비자 입맛이나 상권이 변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만 커지고 있습니다. 점포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세요.

메뉴 대폭 줄여 전문화하고 가격 낮춰야

A ) 의뢰인은 서울 최대 역세권에서 영업하고 있습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하루 평균 15만명이 넘습니다. 이처럼 좋은 상권에서 심야영업까지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 매출은 매우 저조한 수준입니다. 10여년 전과 비교해 강남터미널 이용객이 감소했지만 매출 부진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고 여겨집니다.

우선 현재의 영업 실적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선행돼야 합니다. 그래야 올바른 대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24시간 영업하면서 한 달 매출이 고작 1300만원 선에 그치고 있습니다. 임대료 200만원에다 관리비 100만원,그리고 종업원 인건비 340만원과 200여만원의 금융비용을 포함하면 사실상 적자 상태입니다.

결국 지금보다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수익도 내고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유동인구나 상가 내 활동인구를 감안하면 월 2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야 합니다. 상권 변화 등 외부 요인보다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합니다.

무엇보다 메뉴 전문화가 시급합니다. 간판에 적힌 '소머리국밥' 전문점의 이미지가 무색할 만큼 파는 음식 종류가 너무 많습니다. 역세권이라는 상권 특성을 고려한다 해도 메뉴가 지나치게 많습니다. 라면,삼계탕,설렁탕,동태찌개 등 40여종이 넘는 메뉴가 고객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홀이나 주방 면적에 비해서도 메뉴가 과다합니다.

역세권의 유동인구를 잡겠다는 의뢰인의 의도와 달리 소비자들에게 '전문성'이 없는 식당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있습니다. 콩나물해장국이나 우거지해장국,육개장을 주력으로 하는 속풀이 국밥집으로 전문화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소머리국밥은 고속터미널역을 찾는 고객들과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소머리국밥은 서울 외곽지역에서 나들이 목적의 행락객들로부터 인기를 끄는 음식입니다. 서울 시내에서는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면 수요층이 넓지 않습니다. 젊은 직장인이나 버스 이용객,여성들은 소머리국밥 간판을 보고 매장 방문 자체를 꺼릴 수도 있습니다. 만약 과감하게 업종 전환을 시도한다면 돈가스 · 우동전문점,비빔밥전문점,분식점 등이 무난합니다.

가격 정책도 수정해야 합니다. 대표 메뉴인 소머리국밥을 7000원에 팔고 있으나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하면 다소 비싼 수준입니다. 주력 상품을 팔기 위해 저가 미끼상품과 고가 상품으로 구성한 스타벅스의 가격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주력 상품이 비싸면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다른 메뉴도 덩달아 비싸게 보여 실속파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습니다. 식재료 원가 부담이 커지더라도 판매가격을 소폭 인하해야 합니다. 박리다매를 추구하면 가격 인하로 인한 원가 부담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습니다.

단골 비중이 낮은 역세권이더라도 위생과 청결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점포 오픈 후 오랫동안 보수를 하지 않아 이웃 경쟁 점포에 비해 낡고 옹색해 보입니다. 특히 색바랜 음식 사진은 서둘러 교체하세요. 간판과 전면 유리 선팅도 새롭게 단장해야 합니다.

고객의 니즈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의 터미널이나 역세권에서 장사하던 추억은 과감히 떨쳐버려야 합니다. 고객이 쉽게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언젠가는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접객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세요.

정리=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하루 유동인구 15만명 '대표 역세권'

상권 확대경

의뢰인의 점포는 서울의 대표적 역세권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상가 1층에 있다. 1차 상권에 해당하는 반경 500m 이내 상주 인구가 1만4000여명에 불과하지만 유동인구는 하루 15만명을 넘는다. 신세계백화점과 영풍문고,꽃상가 등을 찾는 소비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지상에서 승하차하는 유동인구의 상당수가 곧바로 지하로 내려가 환승하거나 쇼핑하기 때문에 실제 지상 점포를 이용하는 고객이 그리 많지는 않다. 상가 임대료나 권리금도 지하보다 지상이 싸다.

역세권 지역에는 통근이나 통학,쇼핑,모임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방문객이 모여들어 소비의 다양성이 존재한다. 역 자체가 목적지가 아니어서 단골을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동종 업종 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것은 장점이다. 한 건물에서 동일 업종이 장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상권이기도 하다.

역세권은 교통이 편리해 만남의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따라서 커피숍이나 호프,레스토랑 등을 이용하는 고객이 항상 넘쳐난다. 정기적으로 역을 이용하는 통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도 적당하다. 제빵학원,간호학원,공무원학원,어학원 등의 수요가 많다. 단골 중심의 영업전략보다는 유동인구를 어떻게 잡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영업 실적에 비해 임대료나 권리금이 높거나 건물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도 많다. 창업하기 전에 점포의 임대조건을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신세대 어필하는 깔끔한 분위기로…해장메뉴 보강도 필요

국밥전문점 성공 TIP

-국밥전문점은 이미지 쇄신이 필요합니다. 국밥은 재래시장에서 파는 싼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고객층이 제한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 국밥과 차별화되는 내용을 알리면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됩니다.

-국밥은 조리과정의 표준화에 따라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납니다. 매장에 조리 매뉴얼을 갖추고,신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해야 합니다. 국물 맛을 내는 식재료도 신경 써야 합니다. 좋은 품질을 꾸준히 유지해야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매출의 대부분이 발생하는 점심시간에 회전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계절별,요일별 매출을 예상해 적정량을 준비해 두었다가 주문을 받는 즉시 음식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반찬도 2~3가지를 미리 식탁에 준비해 두고,손님이 필요한 만큼 덜어 먹을 수 있게 하세요.

-매출을 늘리려면 저녁이나 새벽 메뉴를 보강해야 합니다. 새벽에 주점이나 유흥업소에서 나온 고객들을 겨냥한 해장 메뉴를 보강할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품질의 식자재 구입과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위해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메뉴의 식상함을 줄이려면 계절 메뉴를 개발해야 합니다. 여성을 겨냥한 다이어트 메뉴와 중 · 장년층을 위한 건강식 메뉴도 필요합니다.

중기청ㆍ한경 자영업 무료 컨설팅 상담해드립니다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외식ㆍ서비스ㆍ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고민을 알려주시면 경영진단 컨설턴트,상권 분석가,음식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전문 컨설턴트가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 접수는 한경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02-360-4004)에서 합니다.


도와주신분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소장
박민구 프랜차이즈산업硏부원장
이영훈 색상디자인대표


[프로처럼 요리하기]

11.비리지 않은 고등어조림 만들기

고등어나 꽁치김치조림을 할 때는 김치와 생선을 처음부터 함께 볶지 말고 김치를 먼저 식용유에 달달 볶아야 한다. 김치를 적당히 볶은 뒤 쌀뜨물을 붓고 부글부글 끓어오를 때 생선을 넣어야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