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캠리 프리우스 등 주력 차종의 한국 내 공급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늘리기로 했다. 지금 계약하면 5~6개월 기다려야 할 정도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어서다. 비상이 걸린 현대자동차는 "가격은 물론 성능,품질,디자인 어느 면에서도 밀릴 게 없다"며 소비자와 언론 등을 대상으로 도요타와의 비교체험 마케팅에 나섰다.

◆치기라 사장,"주문 폭주 예상 못해"

도요타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신차의 계약대수는 지난달 말 기준 4200여대,출고대수는 500여대로 각각 집계됐다. 이 중 중형 세단인 캠리 계약대수가 65%로 가장 많고 프리우스,캠리 하이브리드,라브4 등의 순이다. 일부 차종은 지금 계약하면 내년 4~5월께나 인도받을 수 있다.

도요타코리아의 치기라 다이조 사장(사진)은 이와 관련,3일 인천 하얏트리젠시 호텔에서 가진 기자 시승회에서 "계약대수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아 일본에서 추가로 공수해오는 방안을 본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도요타코리아는 지난달 20일 한국 판매를 시작하면서 올해는 월 500대,내년엔 월 700대씩 팔겠다고 밝혔었다. 공급확대 물량은 월 100~200대 수준이 될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 투싼은 좋은 라이벌"

이날 시승회에 강사로 참석한 도요타 본사의 엔지니어들은 현대차 투싼ix와 신형 쏘나타 등을 경쟁상대로 지목했다. 사에키 요시카즈 수석 엔지니어는 "라브4의 경쟁 상대인 현대차 투싼ix를 어제 시승해봤는데 대단한 차라고 느꼈다"며 "투싼ix나 싼타페 등에 지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투싼ix나 라브4처럼 승용차와 같은 승차감을 강조한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쓰카 아키히코 수석 엔지니어는 "프리우스를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먼저 판매해 보니 50~60대가 주 고객층이었다"며 "한국 등에선 이 소비층을 30~40대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치기라 사장은 "개인적으로 현대차와 같은 경쟁업체가 있다는 게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맞불작전 나선 현대차

현대차는 도요타의 공세에 맞불작전을 편다는 계획이다. 우선 캠리 및 라브4 여러 대를 구입해 압구정동 등 서울 3개 지점에 비치했다. 소비자들이 신형 쏘나타 및 투싼ix와 직접 비교 시승해본 뒤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기 분당과 부산 해운대 지점에도 소비자 비교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직접 비교해보면 현대차 품질이 더 뛰어나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초엔 쏘나타 2.4 모델을 출시하면서 언론 대상 비교시승회를 열기로 했다.

인천=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