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오전 장에서 반짝 힘을 냈다가 오후 들어 빠지는 '전강후약' 장세를 되풀이하고 있다. 거래가 부진한 상황에서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이 조금만 늘어도 시장이 출렁이는 양상이다.

13일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14포인트가량 상승하면서 1590선 복귀를 노렸지만 외국인 매물이 늘면서 결국 0.74포인트(0.05%) 내린 1571.99로 마감했다. 지수는 낮 12시를 전후해 플러스로 잠깐 돌아섰지만 매물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1570선으로 밀려났다. 장 막판 동시호가 때 265억원가량의 프로그램 매수가 추가로 유입됐지만 역부족이었다. 14일 새벽 공개되는 미국의 9월 무역수지와 10월 수입물가,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등 각종 지표 발표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선 것도 한 원인이었다.

지수는 전날에도 장중 1600선을 회복하며 강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의 매도 공세와 옵션 만기 청산 물량이 집중되면서 22포인트가량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달 들어 10거래일 중 시가보다 종가가 높은 날은 사흘에 그쳤다.

이처럼 시장이 장중 상승 흐름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거래 부진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9월 7조4800억원에서 10월엔 5조6000억원으로 떨어졌고 이달 들어선 3조84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장중 고점과 저점 격차를 종가로 나눈 장중 변동성은 한국이 이달 들어 1.3%로 주요 증시 중 미국(1.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 위축이 거래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지수의 상승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기술적 반등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 증가가 동반되지 않는 반등은 한계가 있다"며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