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미 통화 스와프 협정 종료는 한국의 외화자금 사정이 그만큼 좋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 스와프 종료 방침을 밝힌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300억달러 규모 한 · 미 통화 스와프는 예정대로 종료되는 것으로 외환시장이나 외화 수급 상황에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것은 지난해 10월30일이다. 미국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스위스 일본 등 10개국과 통화 스와프를 맺고 있다가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한국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등 4개국과 추가로 협정을 체결했다. 만료 시점은 당초 지난 4월30일이었지만 두 차례 연장돼 내년 2월1일로 늦춰졌다.

미국과 14개국이 이번에는 통화 스와프 협정을 추가 연장하지 않고 종료키로 한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됐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이란 안전장치가 해제됐기 때문에 외화자금의 무차별 도입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9월 말 현재 한국의 대외 채무는 4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이 가운데 만기 1년 이내 단기 채무는 1800억달러를 웃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오고 외국인이 국내시장에서 달러를 앞다퉈 빼내간다면 또다시 달러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한편 이날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원 올라 1177원90전에 마감했다. FRB가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반면 S&P가 유럽의 커버드본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등을 담보로 발행한 채권)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여파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이 원 · 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박준동/이태명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