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시장은 특정 국가와 카킬 등 소수 메이저 업체에 의해 좌우되는 구조다. 여기에 날씨에 따른 작황과 달러화 가치도 국제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달러화 위상이 흔들리면서 가격 변동이 커졌다. 예를 들어 콩 국제가격의 경우 가뭄으로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미지역에서 콩 생산이 전년보다 17% 감소하면서 5~6월 부셸당 12달러를 넘어섰다가 지난 10월께는 다시 8달러대로 떨어졌다.

◆온난화로 가격변동폭 커져

골드만삭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농산물은 여전히 날씨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며 "기술 개발로 품종개량이 진척됐지만 가장 중요한 공급 요인은 역시 날씨"라고 분석했다.

곡물은 생산과 수출이 소수 국가에 편중돼 있다. 콩의 경우 세계 생산의 37%를 차지하는 미국이 주도한다.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3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량이다. 옥수수도 이들 3개국이 전 세계 수출의 약 80%를 담당한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이상기후가 자주 나타나면서 곡물 가격이 급등,내년에 애그플레이션(농산물발 인플레이션)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CBOT에서 80% 거래

곡물 가격은 재고 수준에도 밀접하게 영향을 받는다. 밀은 2009/2010년 시즌에 세계에서 6억7386만t이 생산됐으며 소비는 6억4671만t으로 추정된다. 밀 재고는 이 기간 1억9091만t에 달할 것으로 보여 3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주로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 국제가격은 미국에서 바이오연료인 에탄올 수요가 증가하면서 재고가 전년보다 9% 감소할 것으로 보여 강세가 예상된다.

곡물 거래 중심지는 미국의 시카고상품거래소(CBOT)로 현재 세계 곡물 거래의 약 80%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서 매일 형성되는 가격은 전 세계 거래의 기준가격이 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