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나흘연속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개인의 '사자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성 매물을 쏟아내면서 상승 폭을 확대하지 못하고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전컨소시엄의 47조원 규모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소식 등으로 지수 급등이 예상됐지만 차익매물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코스피지수는 28일 전 거래일보다 3.25포인트(0.19%) 오른 1685.5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한전컨소시엄의 UAE 원전 수주와 지난주말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의 1만500선 돌파 소식 등으로 12.85포인트(0.76%) 오른 1695.19로 출발했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프로그램 매매도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상승 탄력이 급격히 둔화, 장중 하락 반전을 거듭하다 간신히 오름세를 거래를 끝냈다.

개인은 232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43억원, 823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도 차익거래가 246억원 순매수를 보였지만 비차익거래가 1973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내면서 전체적으로 172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과 프로그램이 순매도를 보인 것은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전컨소시엄의 원전 수주와 관련해 개인들만 매수세를 집중시켰을뿐 기관과 외국인은 오히려 팔았다"면서 "한전의 원전 수주 내용을 뜯어놓고 볼때 다른 경쟁사 대비 10% 정도 할인된 가격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감을 반감시켰다"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또 "일부 종목에만 매기가 집중되면서 선물시장에서 선현물간 가격차에 오차가 발생해 매수물량이 오히려 매도로 출회됐다"면서 "다만 미국 다우지수가 1만500선을 돌파하는 등 해외여건은 여전히 양호해 연말까지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UAE발 낭보가 장기 이슈인 데다 지난주말 코스피지수가 20포인트 넘게 급등하면서 일부 기관과 외국인들의 단기차익 매물이 나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부침이 조금 있더라도 연초까지 주식을 들고 가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한국전력의 UAE 원전 수주로 기계(8.19%)와 전기가스(3.83%), 건설(1.97%) 업종이 초강세를 보였지만 여타 업종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 역시 혼조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현대모비스가 내림세를 나타냈고, 포스코와 KB금융과 한국전력, 신한지주 등은 상승했다.

한전은 한전컨소시엄이 47조 규모의 UAE 원전을 수주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상한가까지 치솟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약해져 5%대 상승세에서 멈춰섰다.

반면 컨소시엄 참여업체인 한전KPS와 두산중공업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채 거래됐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3-4%대 강세였다.

모건코리아, 보성파워텍, 비에이치아이, 티에스엠텍, 일진에너지 등 원전 관련 코스닥종목들도 일제히 상한가를 달렸다.

상한가 13개 종목을 포함해 361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4개 종목을 비롯한 444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3억8393주, 거래대금은 5조7428억원을 기록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관이 연말결산을 위해 수익확정 매물을 일부 내놓은 것 같다"며 "하지만 다른 아시아 증시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글로벌적으로 분위기는 좋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코스피 지수도 연말까지 이틀 남은 기간 동안 1700 회복도 노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주식시장은 전고점 돌파 여부와 1월 연초장세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면서 "다만 배당 기대가 낮았던 만큼 배당락일인 29일 그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