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5일 "앞으로 모든 대화와 협상에서 남한 당국을 철저히 배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비슷한 시간 지난해 10월 우리 측이 제의한 옥수수 1만t을 받겠다고 통보해왔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최근 남조선 당국이 우리 공화국에서의 '급변사태'를 상정해 반공화국 체제전복을 진행하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반공화국죄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는 한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앞으로의 모든 대화와 협상에서 철저히 제외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이어 "남조선 당국의 무모한 도발계획이 완성되고 그것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는 조건에서 청와대를 포함,이 계획 작성을 주도하고 뒷받침해온 남조선 당국자들의 본거지를 송두리째 날려보내기 위한 거족적인 보복성전이 개시 될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8월부터 대남 유화공세를 펴온 북한이 갑자기 강경자세로 돌아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최근 '해외공단 공동시찰 평가회의'(19일)와 '금강산 · 개성관광 재개 실무접촉'(26~27일) 등을 제의하는 등 잇단 대화공세를 펴왔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측의 반응이 금강산 · 개성관광 재개 실무접촉 제안에 대해 우리 정부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데 대한 반발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자존심을 죽여가며 남측에 이런저런 협상을 제의했는데 남측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에대해 화가 난 것 같다"며 "내주 금강산 · 개성관광 재개 실무접촉과 관련해 남측의 공식적인 태도를 보고 위협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지난해 10월 우리 측이 지원하기로 한 옥수수 1만t을 받겠다고 남측에 알려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