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부품 생산업체 스피자(대표 김홍진)는 카본 소재(탄소섬유)를 사용한 국산 산악자전거(브랜드명 아비아브 · 사진)를 처음으로 개발,생산에 들어갔다. 이 자전거는 프레임(뼈대),싯포스트(안장 기둥),핸들바,휠셋(바퀴 뼈대) 등 핵심 부품이 카본 소재로 제조됐으며 크랭크세트(본체와 체인을 연결하는 구동장치)와 허브 등에도 국산 제품이 들어갔다.

김홍진 대표는 17일 "국내에서 제조되지 않는 브레이크 및 변속장치 등 일부 부품은 수입산을 썼지만 가격 대비 국산화율은 75%에 달한다"며 "휠셋까지 카본 소재를 쓴 것은 수입 자전거를 포함해 이 제품이 최초"라고 말했다. 자전거업계에선 전체 가격에서 국산 부품이 차지하는 가격이 50%를 넘으면 국산으로 인정한다.

회사 측은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간 아비아브를 2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무게는 10.8㎏,가격은 600만원대(27단 기어).김 대표는 "수입 중고가 산악자전거에 비해 가격이 20% 정도 싸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카본 소재를 성형화하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카본 원단 디자인 및 재단을 통해 버려지는 카본 원단을 최소화했으며 제조공정에서 불량률을 낮춰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카본 소재는 알루미늄,티타늄보다 가볍다. 특히 강철과 비교해 밀도는 4분의 1에 불과해 훨씬 가볍지만 강도는 3배 이상 높다. 이런 특성으로 우주선 항공기 스포츠카 및 고가의 경기용 및 산악자전거에 적용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전량 수입되는 카본 소재 산악자전거는 가격이 최소 100만원대부터 1000만원대에 이른다"고 전했다. 현재 세계적인 유명 사이클 선수들은 대부분 카본 소재로 만든 자전거를 쓰고 있다.

경기 성남시 산업단지에 있는 이 회사는 462㎡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에 연간 1200대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지난해 말 구축했다. 카본 소재의 원단은 일본에서 들여와 SK케미칼에서 재가공한 것을 받아서 성형 제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건비와 임대료를 중국 대만과 비교할 때 국내에서 자전거를 제작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고품질의 부품이 많고 협력업체와 협업이 원활한 만큼 선진국 제품에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고부가가치 자전거를 국산화해 국내 시판은 물론 수출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2006년 설립된 스피자는 바퀴를 구성하는 림(테두리)을 카본 소재로 생산하는 특허기술을 갖고 있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