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이 '프랜차이즈 인증제'를 놓고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 상반기 중 프랜차이즈 인증제를 도입하기 때문이다. 인증제가 시행되면 1890여개(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등록 기준)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우량 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예비 창업자가 가맹점 창업을 할 때 좋은 선택 기준이 생겨 창업시장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훈영 경희대 교수(경영학)는 "인증제는 부실 가맹본부가 난립하고 있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을 정화하고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스타벅스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브랜드도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프랜차이즈 인증제 상반기 도입

정부는 2012년까지 전국에 1000여개 가맹점을 가진 100여개 프랜차이즈 본사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첫 조치로 프랜차이즈 인증제를 올 상반기에 도입하기로 했다. 오는 3월 도입을 목표로 중소기업청과 지식경제부가 주도권 경쟁을 벌여왔으나 지식경제부 중심으로 가닥이 잡혔다.

지경부는 인증 업체를 직접 선정할 경우 발생할 선정 시비 등 후유증을 우려해 대한상의에 업무를 위탁했다.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이 인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유통물류진흥원은 프랜차이즈 관련 학회에 용역을 맡겨 인증 기준을 만들고 있다. 김승식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다음 달 나오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공청회를 열어 최종안을 만들 것"이라며 "처음 도입하는 제도여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려 3월 도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청은 프랜차이즈 인증제와 별도로 '우수 프랜차이즈 평가제도'를 만들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평가해 우수 업체의 해외 진출이나 시스템 개선을 위한 정책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수 프랜차이즈로 선정된 업체에 대해 최대 5000만원 정도를 지원할 방침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를 대변하는 프랜차이즈협회는 인증제 평가 참여를 정부 측에 요구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인증을 획득한 업체들은 정부로부터 자금도 지원받아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프랜차이즈 산업은 2012년 113조원 규모로 커져 22만여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평가기준 통과업체는 모두 인증

유통물류진흥원은 인증제 도입을 위한 시안을 마련한 상태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역사,재무구조,가맹점 수,폐점률 등을 주요 평가 잣대로 활용하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인증 업체의 숫자를 제한하자는 주장도 있으나 유통물류진흥원은 평가 기준을 통과하는 업체는 모두 인증할 방침이다.

평가 기준은 기존 업계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KFA)는 프랜차이즈 본부 및 가맹점에 대해 5개 부문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첫 번째는 가맹본부의 경영 부문이다. 최고경영자(CEO)의 사업 경험,직영점 운영 노하우,재무구조 건전성,기업의 사회공헌 항목 등이 포함돼 있다. '가맹본부의 마케팅' 능력도 평가 대상이다. 상품 · 서비스의 브랜드 파워,가격 경쟁력,제품 · 서비스 대중성,신제품 개발 능력,연구개발(R&D) 투자,특허권 보유,수상 경력 등도 포함하고 있다. 이 밖에 △본부 운영 시스템 △가맹점 매뉴얼 등도 주요 항목이다.

미국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미국 프랜차이즈 전문지인 'Entrepreneur'는 1980년부터 매년 '프랜차이즈 500' 기업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잡지는 CEO의 경영철학,가맹점 만족도 등 주관적인 평가 기준을 배제하고 재무제표,가맹점 수,법적 분쟁 횟수 등 계량화한 지표만 사용하고 있다.

◆업종별 인증 유력 업체

프랜차이즈협회 등의 평가 항목을 기준으로 분석해 보면 인증이 유력한 프랜차이즈 업체를 예상할 수 있다. 외식 업종의 경우 인지도가 높고,본사의 경영 시스템과 가맹점 지원 제도가 우수한 장수 브랜드들이 인증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롯데리아,파리바게뜨,놀부,원할머니보쌈 등이 대표적인 브랜드다. 한솥도시락,또래오래,목우촌웰빙마트 등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판매 업종에서는 훼미리마트(보광훼미리마트),GS25(GS리테일),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 등 편의점 프랜차이즈들이 앞서가고 있다. '정관장' '농협 고려인삼 한삼인' 등도 유력하다. 해법에듀,오메가포인트 등 교육서비스와 크린토피아 등 생활편의형 서비스 브랜드들도 거론된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