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비수술적인 요법으로 치료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2006년부터는 환자들이 복도와 계단에 앉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3년 만에 병원을 신축 확장해 쾌적한 공간에서 첨단장비로 고객을 진료할 수 있어 흡족합니다. "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논현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지하 4층,지상 6층, 연면적 4000㎡ 규모로 신축 개원한 고도일병원의 고도일 원장(46)은 "대학병원에서 전문의로 지내다 수술 한 가지만 하는 것에 회의감을 느껴 2001년 고도일신경외과를 개원했다"며 "비수술적 요법과 수술,재활 · 운동 요법을 총괄적으로 하고 싶어 신경외과 의원을 개설한 초심을 잃지 않고 고객만족 극대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다양한 임상 경험과 의료계 관련 활동을 해온 '의욕적이고 부지런한 의사'로 알려져 있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후 그는 신경외과 전문의,스포츠의학 전문의를 땄다. 1998년부터 주말마다 호주에서 온 강사로부터 수업을 받아 2000년 호주 카이로프랙틱 전문의 자격증도 땄다. 카이로프랙틱은 손으로 환자의 척추나 관절을 알맞은 힘과 방향으로 눌러 바로잡는 치료로 추나요법 수기치료 도수치료 등과 거의 같다.

그는 또 테이핑 요법의 대가이기도 하다. 1996년부터 2년간 일본 책을 독파하고 때론 일본에 가 테이핑요법을 배워 1998년에는 관련 책을 썼을 정도다. 키네시오 테이핑 요법의 창시자인 가세 겐조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아 2000년에는 일본인 의사 600여명 앞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대통령 집권 시절 각 1년씩 청와대 물리치료실장을 맡기도 했다. 그 인연으로 지난해 병원 개원식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다녀가기도 했다. 현재는 대한테이핑학회장,대한신경통증학회 학술이사,대한신경통증학회 총무이사,대한말초신경학회 상임이사,서울시의사회 공보이사 등 20여개에 가까운 의료단체 임원을 맡아 궂은일을 처리하는 수완도 발휘하고 있다.

고도일병원은 척추질환의 비수술적 요법을 전 의료계에 확산시킨 원조로 통한다. 10여개의 후발 병원들이 비수술적 요법으로 뒤따라왔지만 경막외내시경은 2위 병원과 4배,통증완화 신경주사요법은 거의 10배 가까이 차이 날 정도로 치료 경험이 월등히 많다. 개원 시점에 맞춰 도입한 1.5T(테슬러)급 개방형 MRI(자기공명영상) 촬영기는 폐쇄공포증 환자도 척추 전신을 촬영할 수 있는 첨단장비다. 무려 15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장비다. 병원급으로는 과감하게 이를 도입한 결과 최근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개원한 튼튼병원도 개방형 MRI를 들여오는 등 의료계 진단장비 업그레이드의 물꼬를 텄다.

무정전 시스템에 항온 · 항습 클린룸을 갖춘 각각 13개의 수술실 및 C-암(반원형 방사선 영상장치)은 15명의 의사가 거의 하나씩 전용 수술 인프라를 갖고 종일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경쟁 병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다.

고 원장은 "경막외내시경 요법이나 통증 완화 신경주사 요법 같은 비수술적 요법으로 하루에 수백명을 치료하는 동시에 물리 · 운동 요법이나 테이핑 요법,카이로프랙틱 등 재활의학적 보완대체의학으로도 하루 100여명을 재활시키고 있다"며 "꼭 수술이 필요한 척추질환자는 내원 환자의 5%도 채 안 되기 때문에 두세 차례 비수술 요법을 권해본 뒤 최후의 방법으로 수술을 시행한다"고 소개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