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을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의 노사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 2일 협상결렬 이후 3일 각자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제2의 쌍용차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회사 측은 이날 오후부터 당초 예정대로 광주지방노동청에 정리해고 대상자를 신고하고 해고 대상자 193명에게 휴대폰 문자메지로 해고예정을 통보했다.

또 당초 통보를 유예하기로 했던 외주화(아웃소싱) 대상자 1006명에 대해서도 개인별로 이날 전격 통보했다. 노사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이들 대상자는 4월2일자로 정리해고된다.

이에 노조도 이날 제1차 쟁의대책위원회를 긴급소집하고 전남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데 이어 집행부 일부만 참여하던 철야농성 참여폭을 확대했다. 노조는 5일과 6일 조합원 집회를 통해 노조의 입장과 향후 투쟁계획 등을 설명하고 8일과 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갈 계획이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모든 조직을 비상체계로 전환해 총파업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지원투쟁을 공식화했다.

이처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사는 극적 타결의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는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양보안을 내놓았으나 회사가 양보하지 않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며 "예정된 일정대로 투쟁을 지속하겠지만 회사 측이 교섭을 요청해오면 언제든지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도 "정리해고 통보는 했지만 앞으로도 협상창구를 열어 놓고 노조의 입장 변화가 있으면 언제든지 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라며 "정리해고 시점인 다음 달 2일까지 노조와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조는 그동안 기본급 10% 삭감,상여금 100% 반납,자연 감소에 따른 결원 311명(2010~2012년 정년 예정자) 아웃소싱,적정인원(T/O) 축소,복리후생 중단 및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수정안을 제시했었다. 반면 사 측은 기본급 20% 삭감(승급 · 승호 3년간 중단),상여금 200% 삭감,아웃소싱,임금 3년간 동결,현금성 수당 삭제 등 10여가지 자구안을 내놓고 노조 측과 협상에 나섰으나 결국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광주지역 산업계에서는 불법파업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차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