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아카몬 GM대우자동차 사장(사진)이 자사 브랜드를 '시보레'로 전면 교체할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아카몬 사장은 2일(현지시간) 제네바 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팔렉스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GM대우 브랜드 교체 여부를 확정했다"며 "딜러,노조 등과 이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뒤 다음 달 부산 모터쇼 개막 이전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0월 취임한 아카몬 사장이 국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카몬 사장은 "GM대우가 이제 글로벌 회사로 도약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며 "브랜드를 교체할 때 누구의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는 만큼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해 직접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은 소비자들이 진짜로 무엇을 원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GM대우 차를 산 뒤 왜 시보레 엠블럼으로 바꿔 다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 "GM대우는 수출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부평 · 군산 · 창원 등지에서 만드는 차량 대부분이 시보레 마크를 달고 있다"며 "GM대우 마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판매되는 브랜드"라고 덧붙였다.

아카몬 사장은 시보레로 브랜드를 교체한다면 'GM대우'란 사명을 바꿀 것인지 여부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수 및 이익 증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캐딜락을 판매하는 GM코리아를 흡수 통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아카몬 사장은 추석 직후인 오는 9월 말부터 준대형 세단 VS300(프로젝트명)을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뷰익 라크로스에 적용한 글로벌 플랫폼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차급을 선보일 것"이라며 "라크로스와는 전면부와 트렁크,실내 디자인이 완전히 다른 차"라고 강조했다.

최근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을 선보인 GM대우는 VS300에 이어 연말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보레 캡티바(윈스톰) 부분 개조 모델을 내놓는다. "파워트레인과 실내외 디자인을 모두 바꾼 모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아카몬 사장은 유동성 위기를 모두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초 현금이 고갈된 상태에서 산업은행에 긴급 자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이후 비용 절감과 GM 본사의 유상증자,해외 판매대금 유입 등으로 위기를 넘겼고 더욱 튼튼한 재무 구조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네바(스위스)=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