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KT,SK텔레콤,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5일 국내 휴대폰 가입자면 누구나 콘텐츠를 사고 팔 수 있는 공동 앱스토어를 만들기로 합의했다.제조,인터넷을 넘어 서비스 영역까지 파고드는 애플,구글 등 글로벌 업체에 맞서기 위해 그간 사업자별로 운영하던 콘텐츠 장터(SK텔레콤 ‘T스토어’,KT ‘쇼앱스토어’)를 하나로 통합키로 했다.

이통 3사는 조만간 실무전담반을 구성해 다음달 말까지 통합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구체안이 정해지면 지난달말 세계 24개 주요 통신회사들이 공동으로 만들기로 한 콘텐츠 도매장터인 ‘슈퍼 앱스토어’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관련 표준 개발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이통 3사간 연대가 가시화되면 11만개에 달하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애플 앱스토어에 맞서는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앱스토어 구축과 관련해 SK텔레콤은 음성인식 등 자사가 보유한 첨단 기술을 다른 회사에 개방키로 했으며 LG텔레콤 등도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이통사-콘텐츠 사업자 간의 상생협력 및 1인 기업 활성화를 위한 앱(App) 센터 설립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2000년 초중반까지 무선인터넷에서 가장 앞서던 한국이 해외 시장에 뒤쳐지게 된 것은 폐쇄적인 서비스 운영 탓”이라며 “이를 통렬히 반성하고 이제 다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상철 LG텔레콤 부회장은 “SK텔레콤이 첨단 기술까지 개방한다는 데 우리는 외투가 아니라 내의까지 벗을 각오”라고 강조했다.이석채 KT 회장은 “국내 이통사가 힘을 합쳐서 공동 앱스토어를 만들어도 구글의 성장세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가 될 수 있다”며 “세계 이통사들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WAC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통 3사는 소프트웨어,콘텐츠 분야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코리아IT펀드 규모를 현행 33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구체적인 투자액 분담은 실무 협의를 거친 뒤 다시 논의키로 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동계 올림픽 독점 중계 문제처럼 국내 업체들 간 합의가 깨져 어려움을 겪어온 건 방송이나 통신 마찬가지”라며 “국내 문제로 국한되는 방송과 달리 통신은 국내 산업 경쟁력 문제와 관련있는 만큼 임기내 이번 합의가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