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두 번 정도 산행하는 게 취미인 유씨(54)는 2년 전 덕유산 등반 때 무릎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해 점차 찾아오는 간격이 짧아지고 지속 시간이 길어졌다. 물리치료를 받던 병원에서 산행을 포기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부모님이 관절염으로 고생한 것을 봐온 터라 조기 치료를 결심하고 서울 대치동의 관절 전문 튼튼마디한의원을 찾았다. 이곳에서 교제(膠劑 · 연골한약)가 들어간 한약을 3개월간 복용하니 통증이 사라졌다. 이제 서울 근교의 야트막한 산을 다니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정도다.

#조금씩 아파오던 무릎이 작년 여름 집수리로 무리한 후 갑자기 심하게 아프게 된 박씨(53 · 여)는 연골이 찢어져 수술 날짜를 받아놨지만 통증을 참을 수 없는 데다 수술 없이 나을 방법을 찾다가 같은 한의원을 찾았다. 놀랍게도 처방한 한약을 복용한 지 두 달 만에 웬만한 통증이 사라졌고 석 달째에 접어드니 그동안 통증으로 불편하던 손가락 관절도 호전되면서 다시 골프를 칠 수 있게 됐다.

교제를 이용한 한방 관절염 치료가 우수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심우문 튼튼마디한의원 강남점 원장은 "관절염이 초기일 경우 1~2개월,중기이면 3~6개월 교제를 함유한 한약을 복용하고 봉약침을 맞으면 약 85%에서 증상이 호전된다"고 8일 밝혔다. 그는 수술하지 않고 초 · 중기 관절염 치료를 원하거나,수술 후 느린 회복을 촉진하거나,수술이 두렵거나 수술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체력이 약한 경우에 한방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의 핵심은 교제로 뼈와 관절에 좋은 녹각(사슴뿔) 별갑(자라 등 껍데기) 구판(거북이 등 껍질) 와우(달팽이) 아교(짐승의 가죽 힘줄 뼈 등을 고은 것) 등을 약한 불로 3일 이상 고은 것이다. 교제는 뼈와 근육,연골,인대 등을 이루는 교원질(膠原質)이 주성분으로 천연 콜라겐 덩어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말랑말랑한 젤리 형태의 교제를 복용하면 관절과 연골이 복원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절에 미치는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고 부드럽게 움직이게 해 뼈를 보호하는 연골은 50% 이상의 교원질과 다량의 수분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피부와 혈색이 밝아지고 만성피로가 개선되는 부수적 효과도 나타난다.

교제는 녹각 별갑 등 동물성 생약재 외에 우슬 황백 창출 등 식물 생약도 쓰인다. 식물성은 주로 발효시키는데 그 자체가 관절에 좋을 뿐만 아니라 한약의 체내 흡수를 높일 수 있다. 관절염은 한의학적 관점에서 대략 6가지 체질로 나눌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교제 이외에 각기 다른 생약제를 첨가하게 된다.

연골한약과 함께 시행되는 봉약침은 과거 벌침으로 알려진 민간요법을 현대화한 것.벌의 침을 바로 뽑아쓰면 극심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엔 꿀벌에 충격을 가해 추출한 봉독(蜂毒)을 정제해서 환자의 체질과 질병에 따라 침을 놓은 경혈 자리에 주입한다. 봉약침은 혈액순환이 정체된 어혈(瘀血) 부위의 피를 맑게 해주는 정혈(淨血) 작용과 관절의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항염증 작용이 있으며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봉약침은 관절염 외에도 섬유근통,오십견,신경통,테니스엘보,수근관증후군,만성통증증후군 등 다양한 근골격계 통증질환에 활용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스포츠 · 레저 활동의 증가로 관절염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 인구의 12%가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이 중 50세 이상이 약34%，60세 이상이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전체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 70% 이상이 여성이며 국내 여성의 평균 수명이 82세로 늘어난 상황이어서 40，50대의 여성들의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시된다.

김민철 튼튼마디한의원 인천점 원장은 "폐경 이후 칼슘을 뼈 안에 잡아두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골다공증이 오거나 관절이 약해질 수 있다"며 "관절통증과 활동장애로 우울한 노년을 맞지 않으려면 갱년기 때부터 운동요법,식단 개선,물리치료 등으로 관절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방법들은 예방효과가 가시적이지 않고 이미 발병한 초기 관절염에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기 때문에 한방치료가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연골한약과 봉약침의 효과에 힘입어 국내 최초의 관절 전문 튼튼마디한의원은 확장세를 걷고 있다. 2007년 5월 강남점을 시작으로 작년 4월 인천점을 냈으며 이달에는 부산 센텀시티점과 안양점이 개원한다. 현재 네트워크에 가입할 한의원을 모집 중이며 일본 등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