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사인 SKC가 일본 도레이사와 벌여온 2년간의 '반사필름' 특허분쟁에서 최종 승리했다. SKC는 이를 계기로 반사필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폴리에스터 필름의 일종인 반사필름은 LCD TV에 쓰이는 핵심 소재로, 일본 도레이와 데이진듀폰이 세계 시장을 장악해 왔다.

◆타협 대신 정면 대응으로 기술력 입증

7일 업계에 따르면 도레이가 SKC를 상대로 제기한 반사필름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 지난달 25일 대법원이 '도레이의 한국 특허 무효'를 확정 지으면서 최종 기각 결정을 내렸다. 도레이는 2008년 1월 'SKC의 반사필름 제품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조 및 판매금지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특허권 침해소송을 냈었다.

SKC는 앞서 2008년 3월 도레이에 대한 '맞불작전'으로 도레이의 한국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지난해 말 특허법원으로부터 승소를 이끌어냈다. SKC 관계자는 "일본 기업이 제기해온 다양한 특허분쟁에 대해 로열티를 주는 식으로 무마하는 업계의 타협주의 관행을 깨고 승소한 이례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반사필름은 LCD TV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SKC가 2007년 초 국내 최초,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했다. LCD TV 램프 뒷면에 부착,빛을 앞쪽으로 반사시켜 광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형광등 갓에 반사테이프 등을 붙여 뒤로 새는 빛을 전면으로 보내 실내를 더욱 밝게 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디스플레이용 필름시장 주도할 것"

반사필름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만5000t이다. SKC는 이중 10%가량인 연간 2400t 정도를 생산하고 있으며 나머지 90%의 시장은 일본 데이진듀폰,도레이 등 2개사가 과점하고 있다. SKC는 이번 특허분쟁 종결로 반사필름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반사필름 시장은 LCD TV 수요증가로 연간 10%가 넘는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며 "특허분쟁에서 최종 승소함에 따라 기술적 신뢰를 바탕으로 판로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리에스터 필름 생산전문업체인 SKC는 국내와 미국에 총 16개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세계 4대 필름 메이커로 꼽힌다. 주요 생산제품은 디스플레이용 필름을 비롯해 태양전지용 필름,친환경 생분해 필름,고기능성 절연용 PEN 필름 등이다.

이중 반사필름을 포함해 LCD 등에 들어가는 프리즘시트,확산판,편광판 등 디스플레이용 필름 시장 점유율은 25%로,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C는 특허분쟁 승소로 향후 디스플레이용 필름 시장의 독주체제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