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의 감귤가공업체 ㈜일해.이 회사 김국한 대표는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취재진 일행을 맞이하면서 만면에 미소를 머금었다. 자랑할 일이 많아서다. 이 회사는 올 들어 감귤농축액의 일본 수출이 급증, 월 평균 공장 가동일수가 지난해 15일에서 20일로 크게 늘었다. 이 덕분에 직원들도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게 됐다.

지난해 일본 수출액은 전체 매출액(113억원)의 21%인 24억원.친환경 가공시스템 등 앞선 투자가 먹힌 결과다. 이 회사는 올해도 감귤 부산물 처리시설 등에 5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식품 중소기업이 활로를 찾기위해선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께 새 건조시설이 들어서면 감귤의 수급을 원활하게 조절하고,부산물 재활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식품 중소기업들이 R&D 투자와 수출에서 성장활로를 찾고 있다. 실제로 식품기업 중 수출실적이 있거나 자체 연구소를 갖고 있는 기업은 매출 등에서 그렇지 못한 기업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300개 식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경영환경을 조사한 결과 수출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183억원으로 내수기업 평균(132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또 연구소 보유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180억원으로 보유하지 못한 기업(127억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식품 중소기업들은 사업체수가 전체 제조업의 17%에 달하지만 영업이익률은 4.34%로 전체 평균(5.10%)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식품 제조기업 중 매출액 100억원 이하가 64.6%,50억원 이하도 41.5%에 달한다.

지난 12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제주도에서 공동 개최한 '제주 식품 중소기업 간담회'에서도 중소기업들은 각종 규제와 전문인력 부족을 또 다른 경영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또 이번 정부 들어 농림수산식품부로 확대개편됐음에도 불구하고 식품관련 행정은 농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환경부로 삼원화됐고,식품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 등은 농식품부와 식품의약안전청으로 이원화돼 업무 처리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