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인 독일 하노버 세빗(Cebit) 전시회에 출품한 중소기업들의 IT 제품들이 현지 바이어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달 2∼6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 중소기업 49개사가 참가한 한국관을 운영한 KOTRA에 따르면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국내 중소기업 제품에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전시회에서 높은 관심을 끌었던 3D 영상분야에선 레드로버가 주목을 끌었다.3D TV 방송용 애니메이션인 ‘댄디’를 최근 프랑스의 카날플러스(Canal+)로 수출하기도 한 이 회사는 3D TV 방송제작 장비뿐만 아니라 3D 영상 콘텐츠 제작 능력까지 보유한 것이 장점이다.이번 전시회에서 140명의 바이어와 상담,530만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3차원 입체 모니터를 출품한 파버나인코리아도 인기를 끌었다.2003년부터 이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유럽시장에 이름을 알려왔으며 독일의 T-Com,프라운호퍼 연구소와도 기술 제휴를 맺고 있다.대형 3D 광학패널 설계 및 개발 기술을 보유해 주목을 받았는데 이번 전시회를 통해 61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지비에스(GVS)는 국내 최초로 수중 영상 촬영 기능을 가진 보안 카메라를 출시해 현장에서만 6만달러 규모의 주문을 받았다.휴대가 가능한 이 제품은 유럽 및 일본 경쟁 제품에 비해 가격이 3.5배 가량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KOTRA 관계자는 “앞으로 서유럽 해상풍력발전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해양구조물 보안장비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수출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가 대량 구매의사를 밝힌 제품도 있었다.시냅스가 출시한 차량용 초소형 핸즈프리가 주인공이다.이 제품은 귀에 이어폰이나 헤드세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신개념 핸즈프리로 바이어의 문의가 쇄도했다.KOTRA 관계자는 “네덜란드의 한 바이어와는 현장에서 1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며 “노키아 본사 악세서리 소싱 팀장이 상담 첫날 부스를 방문해 향후 500만 불 어치의 제품 구매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즈커뮤니케이션은 전자칠판 ‘U-Pointer’를 출품해 약 700명의 바이어와 상담하는 큰 인기를 누렸고,두바이방송국에서는 제품시연 장면을 직접 촬영해 가기도 했다.55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광대역 무선통신시스템 전문기업인 지맥스는 울트라 와이드브로드밴드(UWB) 기술로 만든 회의 및 교육용 무선 송수신 시스템 제품을 선보였다.킹스톤,도시바 등 경쟁 제품보다 송수신 거리가 넓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다.현장에서 샘플 구매에 나선 바이어가 많았으며 향후 대량 주문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노웍스가 만든 아이폰용 커버는 고가임에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중국산을 따돌리며 바이어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이 회사는 작년 500만개 이상의 아이폰용 커버를 수출해 세계 아이폰 커버시장의 10%를 점유했다.올해는 작년에 비해 2배 이상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는 이 회사는 제품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럭시움 라이팅은 세계 특허를 보유한 LED내장 PC용 고급 자판기를 선보여 유럽 바이어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내기도 했다.기존 일반 자판기에 비해 최대 10배나 비싼 제품임에도 디자인을 중시하는 고급 소비자 및 기능을 중시하는 전문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현장에서 한국관을 운영한 KOTRA 함부르크 KBC 김평희 센터장은 “기술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의 경쟁력이 돋보인 것은 향후 유럽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