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1억원을 날린다는데 재건축에 찬성하겠습니까. (상가 세입자)"

"상가만 덜렁 남아 뭐합니까. 같이 가야죠.(상가 주인)"

이달 초 정밀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이 결정된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추진위원회가 설립돼 내년초 조합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점포 500여곳이 들어서 있는 상가는 추진위조차 설립되지 않고 있다. 나덕출 상가번영회 소장은 "아직 상인들끼리 모인 적이 없다"며 "오는 4월 전체 상인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은 은마아파트단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상가는 논의를 못했다"며 "하지만 상가 주인과 세입자 등은 입장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추진에 탄력이 붙은 가운데 단지 내 상가 소유자들의 동의가 사업의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잠실 주공1단지,반포 주공1단지 등 강남 재건축 과정에서 단지 내 상가는 늘 발목을 잡는 변수로 작용했다. 은마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점포 수도 많고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권리금도 높아 세입자들의 반대가 예상된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는 "점포마다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몇 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에 달하는 권리금을 날리게 되는 세입자들은 억울하다고 느낄 것"이라며 "임차 상인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재건축 추진위 측은 상가가 구심점 없이 방황할 경우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