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검절약으로 유명한 독일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 받는 쇼핑 장소가 있다. 하드 디스카운트(hard discount · 초저가 할인) 매장의 대명사로 불리는 알디(ALDI)다. 1976년 설립된 알디는 기존 할인마트보다 15~30% 정도 더 싸게 물건을 내놓는다.

작년 알디의 매출액은 735억달러에 이르렀다. 매출이 많더라도 싸게 팔기 때문에 이익률은 낮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익률은 4.9%로 월마트보다 오히려 높았다. 그 결과 칼 알브레히트 회장은 세계 10위의 부자가 됐다. 알디는 미국에서만 향후 5년간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알디 성공비결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파는 상품이 다르다. 알디 매장에서는 코카콜라나 하이네켄 같은 유명 브랜드는 살 수 없다.

같은 성분의 제품이라 하더라도 상표나 포장 단위가 다른 자체브랜드 상품 등을 판매한다. 양질의 상품을 초저가로 공급하는 것.다른 매장에서 초콜릿 와플을 8개 단위로 판매할 때 알디는 10개 단위로 팔면서 무게당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상품 종류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재고관리를 쉽게 하고 상품회전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월마트가 취급하는 상품은 12만개 이상이고 일반 대형할인점도 3만여개에 달한다. 그러나 알디는 1000~1500여개 이내로 유지한다. 상품당 마진율을 타 업체보다 낮게 책정해도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는 이유다.

품질관리는 기본이다. 독일 정부가 매달 발행하는 제품 평가 리포트를 봐도 알디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세계적 브랜드인 P&G,유니레버 등의 제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알디는 리포트가 나온 후 품질기준에 못 미치는 제품은 곧 바로 매장에서 철수시킨다. 이를 통해 알디는 품질을 중시하고 브랜드에 연연하지 않는 스마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불만족 시 100% 환불 정책'으로 나타난다.

최근 들어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스마트 소비자가 점점 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경기침체기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더욱 가격에 민감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알디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초저가 할인 매장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알디의 성공 원리는 단순하다. 소비 양극화 시대에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가격경쟁력을 극대화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품질 문제는 절대로 양보하지 않기 위해 모든 전략을 집중한 것이다.

조미나 상무 안성빈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