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소폭 하락했다.

기술적 저항선인 1700선을 목전에 두고 되밀려 1680선을 간신히 지켜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달리 국내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어 박스권 상단을 뚫는 것이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1포인트(0.05%) 내린 1681.01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감사보고서 제출시한 종료를 코앞에 두고 미제출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에 퇴출 공포가 엄습하면서 1%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증시가 2월 기존주택 판매 지표 호조를 바탕으로 급등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11.74포인트(0.70%) 오른 1693.56로 출발했다.

장 초반 지수가 1695.03까지 치솟으면서 1700선 탈환에 대한 낙관적 분위기가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과 기관이 매도세를 강화하면서 상승 탄력이 급격히 둔화되기 시작해 오후들어 하락세로 반전했다.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 사자세를 이어가며 375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1601억원, 1979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로 매수세가 유입된 반면 비차익거래로 대규모 물량이 출회되면서 전체적으로 24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와 유통, 운수창고, 음식료품 정도가 올랐을 뿐 대부분 업종이 하락세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혼조세를 보였다.

이건희 회장의 복귀로 삼성전자가 1.24% 오른 81만9000원에 장을 마쳤고, 포스코신한지주, LG전자, 현대모비스 등은 올랐다. 하지만 현대차한국전력, KB금융, 현대중공업 등은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GM대우와 결별한 대우차판매가 쌍용차와 판매 제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소식에 6.70% 올랐고, D램업체 가격경쟁 자제 소식에 하이닉스도 1%대 상승세를 보였다.

대한항공은 대체휴일 도입에 대한 기대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복귀 소식으로 삼성그룹 관련주들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상한가 5개 종목을 비롯해 308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1개 종목을 포함해 489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3억6444만주, 거래대금은 4조4232억원을 기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직은 국내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외국인들처럼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꺾이는 등 내부적으로도 부정적인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이어서 상반기 안에는 박스권 탈출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달말 종료되는 미국의 모기지담보부채권(MBS) 매입중단 여파와 경기선행지수 흐름 등을 보고 대응에 나서는 것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