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교사의 도움으로 우리 학과(사회복지학과)가 개설됐습니다. 이젠 우리가 받은 혜택을 개도국에 돌려줘야죠."

김미혜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원장은 지난 겨울방학을 캄보디아에서 보낸 사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원장을 비롯해 이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4명은 한 학기 분량의 수업을 현지에서 2주씩 나눠 강의하느라 겨울방학을 사실상 반납했다.

아직 '사회복지'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은 캄보디아에 사회복지학과 교육과정이 개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도인 프놈펜의 명문으로 꼽히는 왕립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이 지난해 12월 문을 연 것.캄보디아에는 아직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교수가 없어 이대 측이 강의를 맡았다. 교수진이 캄보디아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느라 준비에만 3년이 걸렸다. 현재 학생 14명이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캄보디아 여학생 뿌띠(28)를 국내로 데려와 석사과정을 이수하도록 돕기도 했다.

김 원장은 "베트남 방글라데시 몽골 등도 접촉했는데 서비스 자본 유치에 더 관심이 많은 반면 캄보디아는 1인당 국민소득이 600달러에 불과한데도 교육 유치에 적극적이었다"고 학과 개설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 학과가 1947년 미국 선교사의 도움으로 세워졌는데 캄보디아가 1950년대의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김 원장은 "책 구하기가 어려워 종이에 베껴쓰기를 하는 자원봉사자가 따로 있을 정도"라며 "우리가 받은 원조를 개도국에 돌려준다는 심정으로 강의에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BK(두뇌한국)21' 사업으로 시작한 캄보디아 교육협력은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내년 여름이면 BK21 사업이 끝나 정부 지원이 끊기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수익이 나는 사업이 아니어서 지원을 끌어오기가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