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만에 하락전환하며 1130원대 레벨로 복귀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0.38%) 내린 1138.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은 장 초반부터 롱심리가 강했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그리스로 사태 인한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장 초반의 상승폭을 반납하고 혼조세로 마감된 데다 역외환율도 상승해 원달러 환율에 상승압력을 가했다.

간밤 유럽연합(EU)은 정상회담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공동으로 그리스 재정지원에 나서겠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이 지원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유로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대외 여건이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가운데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전날보다 4.5원 오른 1147원으로 갭업(큰 폭의 상승) 출발했다.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가 뉴욕장 대비 반등하며 안정세를 찾아가고 월말을 맞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쏟아지며 환율을 금세 1143원선까지 끌어 내렸다. 코스피지수도 강보합권으로 돌아서며 달러 고점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이후 1140원대 초반에서 결제수요와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세가 나오면서 환율은 슬금슬금 위로 방향을 바꾸더니 1144원선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네고물량과 외국인 주식자금이 꾸준히 공급되며 환율은 더 이상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서서히 꼬리를 내리며 1142~1143원대 사이를 횡보했다.

오후 들어 환율은 롱포지션을 정리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타고 외국인 순매수가 확대되며 환율을 아래로 더 끌어내리는 모습이었다. 유로달러는 위로 더 올라섰고, 네고물량은 꾸준히 나오며 환율을 1140원대 밑으로 밀어냈다.

이에 환율은 1138.1원에서 장중 저점을 확인했으며, 일중 저점 부근인 1138.7원에서 마감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38.1~1147원 사이에서 거래됐으며, 일중 8.9원의 낙폭을 기록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네고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그리스 불안이 상존하고 있어 환율이 급등락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참가자는 “유로화 반등과 주가 상승, 외국인 순매수 확대, 네고물량 출회 등이 원달러 환율이 1140원 아래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KT&G를 비롯한 외국인 배당금 수요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장참가자는 “KT&G 외인 배당금은 물량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분산 처리될 경우에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고 전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33p 오른 1697.72를, 코스닥지수는 4.42p 상승한 524.66을 기록했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88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오후 3시 11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3338달러대를, 엔달러 환율은 92.56엔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