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3일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며 1130원대 초반으로 미끄러졌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4원(0.48%) 하락한 1130.1원을 기록, 지난 17일 종가 기준 1128.3원 이후 약 2주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밤사이 국제 금융시장은 이날 원달러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했다. 그리스가 50억 유로 규모의 국채 발행에 성공해 글로벌 위험자산 기피현상을 완화시켰다. 이 때문에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며 간밤 뉴욕장에서 1.3525달러까지 상승했다.

뉴욕증시는 유로존 리스크가 경감된 데다 미국의 2월 개인 소비지출 증가 소식이 나오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는 1131.5/1132.5원에 최종 호가되며 이날 원달러 환율의 하락 출발을 예고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원 내린 1133원으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코스피지수가 미국증시 상승 소식에 0.8%의 오름세를 보이며 출발하자 환율은 하락압력을 받으며 개장 3분 만에 1129.6원까지 빠르게 밀렸다.

초계함에 대한 북한의 개입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아직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외환 전문가들은 천안함으로 불거진 불확실성이 시장참가자들의 숏플레이를 제한했다고 전했다.

월말과 분기 말을 앞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과 외국인 주식자금은 환율을 거칠게 압박했다. 하지만 1130원 초반에서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심이 워낙 팽팽한 데다 결제수요까지 겹치면서 환율은 1131원선으로 반등했다.

이후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세와 숏플레이로 환율은 다시 하락압박을 받으며 1130원 밑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당국의 개입 매수세가 추정되고 숏커버링 수요가 포착되면서 1132원선으로 반등폭을 확대했다.

오후 들어 환율은 본격적인 정체모드에 진입했다. 외국인 순매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코스피지수가 선전하며 환율을 아래로 이끌었지만, 결제와 개입 경계심이 더욱 강화되면서 1130원선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환율은 오후 장 내내 1130~1131원 사이에서 좁은 등락만 거듭하다 전날 종가보다 5원 가량 낮은 1130.1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29.6~1133원 사이에서 움직였으며, 일중 3.4원의 등락폭을 기록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오전 장 대비 환율이 변동할 만한 요인이 없었다"며 "당국 개입 경계심이 워낙 깊었던 터라 시장참가자들이 숏플레이를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다"고 전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20p 오른 1700.19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01p 내린 518.05를 기록했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의 러브콜은 이날도 지속됐다. 외국인은 이날 257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장보다 오름세를 보이며 오후 3시 25분 현재 1.3520달러대를, 엔달러 환율은 뉴욕장 수준인 92.46엔대를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