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다시 내줬다. 1700선 안착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을 여실히 보여준 장세였다.

최근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과 경기모멘텀 둔화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해진 것이 지수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34포인트(0.43%) 내린 1692.8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가 18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2.39포인트(0.14%) 오른 1702.58로 출발했다.

장 초반에는 미국증시 상승과 이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지속 등 긍정적 재료로 1700선 안착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유럽발 재정위기와 고점 돌파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면서 탄력적인 상승 흐름을 타지 못했다.

이후 오후들어 2월 경기선행지수가 두 달연속 하락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시장에 경기 불확실성이 확산됐고 장중 한때 169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통계청은 2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전달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선행지수는 지난해 1월부터 12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올 1월 0.3%포인트 떨어진 뒤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 경기선행지수 하락 국면에서 증시가 상승세를 탔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면서 "이날 지수 하락은 시장참여자들이 경기회복세 둔화에 대해 우려섞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은 1267억원을 순매수하며 1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전날에 비해 그 강도는 현격히 약화됐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84억원, 846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도 수급을 꼬이게 만들었다. 차익거래가 51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지만 비차익거래로 602억원의 매물이 출회되면서 전체적으로 55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 전기전자가 상승했고, 음식료품과 종이목재도 오름세를 보였지만 철강금속과 전기가스, 운수창고 업종 등은 크게 밀렸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대형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실적기대로 올랐고, 고려아연은 구리 등 상품시장 강세 영향으로 2.80% 상승했다.

반면 대우차판매는 워크아웃 추진설과 관련해 회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상한가 16개 종목을 비롯해 340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종목을 포함해 434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3억2273만주로 전날보다 소폭 증가했고, 거래대금은 4조7730억원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