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나흘 만에 반등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0.11%) 오른 1131.3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밤사이 조성된 대외 여건이 달러 강세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면서 장 초반부터 상승탄력을 받았다.

그리스 정부가 실시한 12년물 국채 입찰이 당초 발행물량의 절반도 소화하지 못하자 그리스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되며 달러화가 유로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또 미국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상승한 것도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밤사이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는 1132/1133원으로 소폭 상승 마감, 이날 원달러 환율의 상승 출발을 예고했다.

이런 대외 분위기 속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원 오른 1132원으로 출발한 뒤 코스피지수와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자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나오면서 차츰차츰 오르기 시작했다.

최중경 필리핀 대사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으로 이날 장 초반 시장은 개입 경계심이 고조되며 시장참가자들의 매도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였다. 이에 환율은 1135원까지 오르며 장중 고점을 확인했다.

이후 환율은 수출업체의 월말 네고물량에 막혀 오름폭을 일부 반납하며 1133원으로 내려왔다. 달러화는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며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고 딜러들은 전했다.

오후 들어 원달러 환율은 오전 장 후반과 비슷한 1132~1133원 사이에서 한동안 머물렀다. 하지만 오후 2시경부터 수출업체의 막바지 네고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달러 매도세가 나와 환율을 1131원대로 밀어냈다.

이날 환율은 1130.8~1135원 사이에서 거래됐으며, 일중 4.2원의 등락폭을 기록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전날 1130원에서 지지력을 확인한 데다, 경제수석 인사 내정으로 달러 매도 심리가 상당 부분 위축된 점이 환율 상승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참가자는 "월말이라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세가 만만치 않았다"며 "결국 환율은 오전의 상승폭을 무마시키며 전날보다 소폭 오른 수준에서 마감됐다"고 전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7.34p 내린 1692.85원을, 코스닥지수는 2.31p 내린 515.74를 나타냈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128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

오후 3시 31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1.3415달러대를, 엔달러 환율은 93.18엔대를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