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 중반으로 하락반전하며 약 10주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달 31일보다 4.9원(0.43%) 하락한 1126.4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1월 18일 종가 기준으로 1124.5원을 기록한 이후 약 10주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보합 마감된 역외환율을 반영해 개장 직후 전날보다 0.3원 내린 1131원으로 출발한 뒤 1132.6원까지 빠르게 고점을 높였다.

하지만 3월에도 월간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세가 활발해지며 환율은 1127.7원까지 속락했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고용지표 부진으로 약세를 나타냈지만, 이날 국내증시는 무역수지 흑자 소식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환율에 하락압력을 가했다.

이날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35.1% 증가한 376억8000만 달러를, 수입은 48.4% 늘어난 30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월간 무역수지는 21억9000만 달러의 흑자를 나타냈다.

시장의 분위기는 금세 또 바뀌었다.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자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세가 나오면서 환율은 낙폭을 일부 반납하며 1129원대로 올라섰다. 다만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되는 등 주식시장의 강세가 이어져 당국의 개입도 한계를 보였다는 게 딜러들의 설명이다.

오후 들어 원달러 환율은 또 다시 하락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코스피지수가 1% 이상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외국인 주식 매수 자금도 30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하자 환율은 이날 장중 저점을 잇따라 갈아치웠다. 특히 오후 들어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세가 집중적으로 이어지면서 환율은 장 막판 1125.6원에서 장중 저점을 확인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오후에도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지만,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물량과 주식자금 공급 등으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환율은 1125.6~1132.6원 사이에서 거래됐으며, 이날 저점보다 1원 정도 높은 1126.4원에서 마감됐다. 일중 등락폭은 7원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이날 환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 전문가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급증하니까 외환당국도 환율 하락을 일부 인정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32p 상승한 1719.17을,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45p 오른 519.19를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15영업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날도 3295억원어치를 순매수,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해외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3시 29분 현재 1.3501달러대를, 엔달러 환율은 93.54엔대를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