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이 약한 '조금(조수가 가장 낮은 때)'에 급진전될 것으로 기대됐던 천안함 인양작업이 기상악화로 차질을 빚고 있다.

9일 오전 함체 인양작업은 재개됐지만 이날 밤부터는 다시 백령도 해역에 바람이 거세지고 다음 주에는 조류가 빨라지는 '사리(밀물이 가장 높은 때)'가 시작돼 인양 시점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천안함 함수.함미 침몰해역에는 지난 4일부터 민간 인양업체들이 투입됐다. 함수 부위는 현재 민간 업체가 인도용 로프 2개를 연결한 상태로 8일 인양용 체인으로 바꿀 계획이었지만 오후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작업이 중단됐다.

실종자 상당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 부위는 해저 50m에 가라앉아 이보다 더디게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함체 인양에 필요한 3개의 체인을 묶기 위한 수중 탐색과 체인 결색 위치 파악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군 당국과 민간 인양업체는 애초 수중탐색 기간을 2일 정도로 예상했지만 예기치 못한 기상악화로 벌써 5일을 보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 제기했던 '2주일 이내 인양 완료'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활한 인양 작업을 위해서는 유속이 1노트(초속 0.51m) 이하로 떨어져야 하는데 '사리' 시점인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최대 유속이 5노트(초속 2.5m) 이상으로 올라가 다음 주에도 인양 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여기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시시각각 변하는 백령도 앞바다의 기상 상황도 인양 작업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천안함 인양 계획에 참여했던 진교중 예비역 해군대령(금융감독원 안전계획실장)은 9일 "지금까지 5일간 작업했는데 실제로는 기상이 나빠 1.5일밖에 일을 못했다"면서 "다음 주부터 사리의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정조 때를 맞춰 작업하면 이달 안에는 함체 인양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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