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달러화 약세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달러화는 유로 엔 등 선진국 통화에 대해선 강세다. 선진국과 이머징 통화의 디커플링이 뚜렷한 것이다.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증시가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항상 있어 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국 통화가 강할 때 주가가 올랐다는 게 역사적 경험이다. 1980년대 후반의 대세 상승기,90년대 중반의 장기 강세장,IMF 직후의 강세장 모두 원화가치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한국 외환시장으로 달러가 공급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경상수지 흑자,외국인의 한국 주식 · 채권 매수,우리 금융회사의 달러 차입 등이다.

2007년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었을 때의 원화 강세 여건은 지금 상황과 여러모로 다르다. 당시 원화 강세는 '외국인 채권 순매수+은행권 외화 차입'이 배경이다. 외국인은 주식의 경우 공격적으로 팔았다. 반면 지금의 달러공급 요인은 '경상수지 흑자+외국인의 주식 · 채권매수'이다.

결국 진행 중인 원화 강세는 수출주의 실적개선(수출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과 외국인의 수출주(자동차 IT) 선호의 결과다. 원화 가치와 주가의 방향이 동행하는 가운데 앞으로도 시장을 이끄는 주도주의 성격이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

양기인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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