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의 이목이 환율에 쏠려 있다. 지난주 1120원대가 붕괴된 원 · 달러 환율이 이번 주엔 어디까지 더 떨어질지가 관심의 포인트다.

원 · 달러 환율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는 위안화 환율이다.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지금까지 상당한 무역흑자를 올려온 데다 경제회복 속도가 빨라 글로벌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위안화가 절상(위안 · 달러 환율은 하락)되면 원 · 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리먼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08년 중반부터 지금까지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6.83위안 수준에서 꽁꽁 묶어왔지만 이제 절상(위안화 환율 하락)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왕치산 중국 부총리와 지난 8일 만나 환율 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12일엔 미국 워싱턴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환율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외환시장에선 미 · 중 정상회담 기간에 위안화 환율이 절상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미국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측면에서다. 위안화 절상 시기는 오히려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되는 오는 15일 직후,즉 16일께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중국이 1분기 11~12%의 성장률을 내놓은 후 경기 과열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위안화 절상 카드를 뽑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에선 원 · 달러 환율이 주 초반부터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위안화 절상이 기정사실로 된 만큼 시장에서 이를 선반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급 등 시장 내부 요인들로만 보면 이번 주 중 달러당 1110원 또는 1100원 선이 뚫릴 수도 있다. 무역흑자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다음 달 초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16억달러 유입 예상 등이 공격적인 달러 매도를 불러올 수 있다. 이를 외환당국이 어느 정도 선에서 막을지가 환율 하락폭을 결정할 전망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나치게 빠른 속도의 환율 하락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은 다소 높은 환율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다만 한국이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이어서 지나친 개입이 어려운 만큼 하락 속도를 낮추는 미세조정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다소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14일 통계청이 내놓는 '3월 고용동향'이다. 2월 4.9%였던 실업률이 경제회복 바람을 타고 3월엔 어느 수준까지 낮아졌을 지 관심이다. 한은이 12일 발표하는 '2010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5%를 웃돌지 눈여겨 봐야 할 것 같다. 한은이 얼마의 폭으로 상향조정하든간에 당초 전망의 정확도가 재정부(5% 안팎)보다 못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경제부 차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