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환율정책 변경 소식에 원화절상 압력
딜러들 "장 초반 역외매도 '공격적'"


전날 10원 가까이 상승한 원달러 환율이 14일 거래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1110원대 중반으로 속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40분 현재 전날보다 7.6원(0.68%) 하락한 1116.3원을 기록 중이다.

외환전문가들은 미국증시 마감 후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이날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다시 확대, 원달러 환율에 하락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싱가포르 중앙은행격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이 이날 달러의 거래 밴드를 상향 조정하는 동시에 자국의 점진적이고 완만한 절상을 유도한다고 발표하면서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들이 절상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화가 소폭 약세를 보이고 뉴욕증시가 오름세를 보인 영향으로 전날보다 0.1원 내린 1123.8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싱가포르 달러 절상 소식으로 환율의 하락압력이 거센 가운데 국내증시가 랠리를 펼치고 외국인도 3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자 환율은 오전 9시38분 1115.5원까지 고꾸라졌다. 전날 위안화 절상 기대감 약화로 대량 숏커버에 나섰던 역외세력들도 공격적인 달러 매도에 나서며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하지만 최근 환율 급락에 대한 당국 개입 경계심이 커지고 배당금 역송금 수요도 조금씩 나오면서 환율은 1115원대로 반등했다. 역외 매도세도 일단락되며 환율은 현재 1116원대에서 좁은 등락은 반복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환율이 1115원대로 떨어지자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이 추정됐다"며 "1115원에서 저점을 찍은 뒤 일단 롱스탑(손절매도)은 완료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1115원에 대한 지지력으로 환율의 하방경직이 만들어지는 듯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전문가는 "역외세력이 전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장 초반에 공격적으로 달러를 사들였다"며 "당국이 조금씩 막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오후 장에서 한번쯤 1115원 테스트에 나설 듯하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오전 11시 4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62p 상승한 1724.21을, 코스닥지수는 2.14p 오른 508.64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3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며, 70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시각 국제 외환시장에서 싱가포르 달러는 이날 개장 초 1.3920달러에 호가됐으나, MAS의 발표 이후 1.3776달러까지 급락하고 있다. 유로달러는 1.3652달러를, 엔달러는 93.28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