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골드만삭스 쇼크'로 곤두박질해 1700선 초반대로 밀렸다.

단기 수급선인 20일 이동평균선(1712)을 밑돌면서 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으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19포인트(1.68%) 내린 1705.30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피소와 이에 따른 미국증시 급락 소식에 전 거래일보다 26.10포인트(1.50%) 내린 1708.39로 출발했다.

장중 한때 프로그램 매수세에 기대 1720.03까지 회복하며 낙폭을 만회하는 듯 했지만 기관이 순매도로 전환하고 프로그램 매수세가 약해지면서 1700선 초반까지 내려앉고 말았다.

연초 국내증시를 괴롭혔던 금융규제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데 따른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6일 미국 내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를 사기혐의로 기소했다.

미 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한 것은 상품 설계의 기초가 되는 주택 모기지자산 내역에 비춰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파생상품을 팔아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고 판단해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SEC가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한 것은 파생상품 거래의 구조적 문제뿐만 아니라 내부자거래 혐의까지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이 같은 불똥이 다른 기업에까지 옮겨붙을 가능성도 있어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다만 이미 시장에 알려진 이슈여서 지난 1월과 같이 대형악재로서 국내증시에 충격을 줄 악재는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열어두되 최근 급등에 따른 부담을 털어내는 계기로 판단해 1600선 중반까지는 기회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인은 140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10억원, 73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세를 보여 전체적으로 41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골드만삭스의 피소로 금융규제 우려가 부각되면서 은행(-2.40%), 증권(-3.45%), 보험(-1.85%) 등 금융 업종의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의 팔자세가 강화되면서 전기전자 업종도 크게 밀렸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대형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아이슬란드의 화산폭발 사태가 국내 항공, 여행업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롯데관광개발 등 항공 및 여행 관련주가 약세를 보였다.

반면 수주회복 기대감으로 STX조선해양이 6%대 이상 급등하는 등 조선주들이 약세장에서 선전했다.

상한가 18개 종목을 비롯해 247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4개 종목을 포함해 552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3억6279만주, 거래대금은 4조3226억원을 기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지난 1분기 실적호전 기대가 선반영돼 급등한 상황에서 미국 금융규제안이 조정의 빌밀로 작용했다"면서 "이번주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집중돼 있어 단기변동성은 있겠지만 먼저 조정을 받은 만큼 반등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