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골드만삭스 피소 충격을 딛고 급락 하룻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외에도 골드만삭스 피소 사건이 금융주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73포인트(0.75%) 오른 1718.0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증시가 씨티그룹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호전을 바탕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10.53포인트(0.62%) 오른 1715.83으로 출발했다.

이후 개인의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1721.36까지 치솟았던 지수는 프로그램을 앞세운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에 밀려 1710선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장 막판 상승 폭을 다소 키웠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씨티그룹이 전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발표하면서 금융주들의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따라서 이번 골드만삭스 피소도 기업들의 펀더멘털 보다는 정치적 목적이 강하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다만 이번주를 기점으로 실적시즌이 마무리되고 경기선행지수를 끝으로 미국의 매크로 지표 호재도 갈무리되면서 향후 모멘텀 공백기에 따른 변동성 국면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2억원, 183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246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로 492억원의 순매수가 유입됐지만, 차익거래로 1425억원의 순매도 물량이 출회되면서 전체적으로 93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종이·목재 업종이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동일제지와 태림포장, 아세아페이퍼, 아세아제지 등 제지 관련주들이 저평가 상태 부각과 경기회복에 따른 포장재 수요 급증 소식으로 초강세를 보였다.

통신과 운수창고, 의료정밀, 운수장비 업종도 크게 올랐다. 전날 골드만삭스 충격에 크게 밀렸던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들은 소폭 반등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자동차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현대차가 3.36% 오른 1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도 1% 후반대의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를 보인 전기전자 업종은 강한 상승 탄력을 받지는 못했다.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은 올랐지만 삼성전자는 강보합세로, LG전자는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롯데관광개발 등 여행 및 관광 관련주는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우려가 과도하다는 평가에 전날 낙폭을 회복하며 3-4%대 반등에 성공했다.

LG이노텍은 1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급등했고, 한국카본은 조선수주 회복에 따른 기자재 수혜 기대로 3%대 강세를 나타냈다.

상한가 13개 종목을 비롯해 578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6개 종목을 포함해 226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5억1514만주, 거래대금은 4조7990억원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