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골드만삭스 쇼크'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이틀째 강한 반등에 성공했다. 나흘만에 연중 최고치도 또다시 갈아치웠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모멘텀과 기업이익 개선효과가 강한 상승 엔진으로 작용하며 지수가 한 차레 '레벌 업'되는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55포인트(1.72%) 오른 1747.58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8년 6월 18일 기록한 1774.13 이후 22개월래 최고치다.

또한 국제신용평가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호재로 지난 15일 기록한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 1743.91도 가뿐히 넘어섰다. 장중 1748.19까지 치솟으며 지난 15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 1747.38도 뚫었다.

이날 지수는 미국증시가 골드만삭스 등 기업들의 실적개선 호재로 상승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12.34포인트(0.72%) 오른 1730.37로 출발했다.

사기혐의 피소 충격의 주역인 골드만삭스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자리잡은 우려를 희석시켰고, 애플의 '깜짝 실적'이 대형 정보기술(IT) 관련주에 훈김을 불어 넣으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골드만삭스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91% 급증한 34억6000만달러(주당 5.5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주당 4.14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뉴욕증시 마감 후 발표된 애플의 '깜짝 실적'도 국내 정보기술(IT)과 관련 부품주에 훈풍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애플은 2분기(1월~3월) 순이익이 30억 7천만 달러(주당 3.33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5억 달러로 49%가 늘었다.

수급 측면에서는 소강상태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사흘만에 매수세를 재가동하며 증시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개인이 4019억원의 차익매물을 쏟아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2771억원, 103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선물 매수에도 불구하고 차익거래로 소폭의 매물이 출회됐고, 비차익거래로 818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체적으로 81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애플의 호실적 효과로 전기전자 업종이 3.09%의 강세를 보이며 IT주 주가가 껑충 뛰어올랐다.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2.90% 오른 85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하이닉스도 5%대 강세를 나타냈다. 여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대형 IT주들도 상승 행렬에 동참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도 급등 양상을 펼쳐 운수장비 업종도 2%대 상승세를 보였다.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화학 업종도 크게 올랐다.

개별종목 중에서는 대한전선이 유상증자 성공 소식에 12.60%의 상승률을 보이며 초강세를 나타냈, LG화학이 '턴 어라운드'(급격한 실적개선)에 성공하며 5%대 강세를 기록했다.

SBS는 1분기 실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이미 노출된 악재라는 분석에 상승 흐름을 탔다.

반면 LG생명과학은 예상치 못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악재로 고난의 시기가 길어질 것이란 증권사 평가에 약보합으로 밀렸다.

상한가 14개 종목을 비롯해 528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종목을 비롯해 269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5억2608만주, 거래대금은 5조9708억원을 기록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박스권 상단이 뚫린다면 코스피지수는 최대 1820선까지는 전진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소재 업종을 중심으로 주식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