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숨고르기 장세를 연출했다.

연고점 돌파 등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과 실적시즌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모멘텀 공백기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06포인트(0.46%) 내린 1739.52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과 그리스 재정위기 재부각에 따른 미국증시 혼조 마감 소식에 전날보다 10.29포인트(0.59%) 내린 1737.29로 출발했다.

프로그램을 앞세운 기관이 매도세로 일관하고 외국인 마저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지수는 장중 한때 1727.61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장 막판 소폭의 순매수로 돌아서고 현대차가 1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지수도 낙폭을 줄이며 화답했다.

현대차는 이날 올 1분기에 매출액 8조4182억원, 영업이익 70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상이익은 1조3397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12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증권사 전망치인 매출액 7조8674억원, 영업이익 5680억원, 순이익 7949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현대차 주가는 실적발표와 함께 재반등해 강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수급상으로는 개인과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로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이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매물을 내놓는 것은 230선이라는 기술적 저항선에 심리적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2008년 발행된 장외파생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이 조기상환되면서 수급상으로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042억원, 763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1913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로 2636억원, 비차익거래로 396억원의 물량이 출회되며 전체적으로 303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보험과 화학, 운수장비 업종이 상승한 반면 전기가스, 증권, 은행, 의료정밀, 전기전자 업종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1.29% 내린 84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고, 포스코와 신한지주, 한국전력, KB금융, LG전자 등도 하락했다. 반면 현대차와 LG전자, LG화학, 하이닉스 등은 올랐다.

구제역 확산 소식에 사조산업(1.20%) 사조오양(6.33%) 사조대림(2.77%) 동원수산(5.79%) 등 수산주들도 강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동부화재(4.77%)와 LIG손보(1.83%) 삼성화재(2.01%) 현대해상(3.13%) 롯데손보(0.93%) 등 보험주들은 손해율 하락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한국타이어(3.93%) OCI(4.00%) 락앤락(3.34%) 한농화성(2.61%) 남해화학(1.43%) LG화학(2.32%) 등 화학주들도 지난 1분기 실적호전세를 바탕으로 크게 올랐다.

낙폭과대 평가가 잇따르고 있는 한솔홈데코(5.88%) 페이퍼코리아(1.72%) 한솔제지(4.25%) 대한펄프(0.38%) 등 제지주도 강한 상승 흐름을 탔다.

웅진홀딩스(4.15%)는 자회사 '웅진에너지' 상장 기대감으로 올랐고, 엔씨소프트(1.30%)도 신작 '블레이드소울' 기대감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상한가 16개 종목을 비롯해 325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4개 종목을 포함해 461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5억1678만주, 거래대금은 5조6695억원을 기록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급등에 따른 가격부담과 함께 미국을 비롯한 국내기업들의 실적발표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모멘텀 공백기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기술적 조정 외에 별다른 하락 이슈도 없었던 만큼 앞으로 크게 밀릴 가능성도 낮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