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전고점 돌파 이후 주춤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의 우량 중소형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경기 흐름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중소형주가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형주 위주의 차별화 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경기 정점 도달 우려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의 모멘텀(상승요인) 둔화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민상 SK증권 애널리스트는 "2000년 이후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상대강도는 우상향 추세를 유지했고, 특히 지수가 변곡점에 가까이 왔을 때 이 같은 모습이 뚜렷이 관찰됐다"며 "조정 압력이 커지면서 가치주의 상대적인 견실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후 경기 모멘텀과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과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형 가치주가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해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중형주와 대형주의 상대성과를 보면 경기 상승 초기 혹은 하락기에는 중형주가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나타냈다"며 "경기가 1분기에 고점을 기록한 후 서서히 낮아질 전망인 가운데 중형주와 대형주 간 밸류에이션 갭(차이)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펀드 환매가 완화되면서 내부 수급이 개선되면 중소형주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중소형주 부진의 이유가 펀더멘털(내재가치) 보다는 내부 수급이 취약한 가운데 외국인이 시장을 주도하는 수급상 원인이 컸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매도 정점이 지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기관은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4조8788억원, 코스닥 시장의 경우 628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이 코스피 시장의 10분의 1수준이라는 점과 최근 기관의 매도 추이를 함께 고려하면 앞으로 기관 투자자의 코스닥 시장 매도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매도 클라이맥스는 지났다고 판단된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