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이틀째 강보합 마감
다음주 연중 저점 다시 테스트할 듯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강보합권에 머물며 1110원 아래서 마감됐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원(0.04%) 오른 1108.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의 거래범위는 1108.1~1111.7원으로, 등락폭은 3.6원에 불과했다.

밤사이 국제 금융시장은 그리스 우려가 지속되며 이날 원달러 환율의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A3로 강등했고, 유럽연합의 통계청 유로스타트는 그리스의 지난해 재정적자 비율이 13.6%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1.3261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리스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다시 강화되자 밤사이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는 조금 올랐다. 뉴욕장의 분위기를 이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원 오른 1111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내내 1109~1111원의 좁은 박스권 안에서만 움직였다.

오후 들어 원달러 환율은 오전 장 저점(1109원)보다 오름폭을 조금 더 줄여 1108원선에서 거래됐다. 외국인 주식 자금 공급으로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은 데다, 손절매도(롱스톱)까지 가세하며 환율을 밀어낸 것이다. 오후 1시54분경 환율은 1108.1원에서 저점을 확인한 후 1108~1109원에서만 횡보하다가 전날보다 0.4원 높은 1108.7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9p 오른 1737.03을, 코스닥지수는 0.04p 올라간 516.51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61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 마감 무렵 뉴욕장보다 하락한 1.3236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93.42엔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오후 장 들어서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가 좀 나오고 주식 자금도 공급되며 환율이 1108원선으로 내려왔다"며 "다음주에 1110원 아래로 가려면 충분한 모멘텀이 있어야겠지만, 연중 저점 테스트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다음주에도 지속적인 연중 저점 테스트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월말이다보니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많이 실리면서 환율을 아래로 밀어낼 듯하다"고 전망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다음주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대외 이벤트와 월말 삼성생명 기업공개(IPO) 등을 앞두고 있어 긴장되는 한 주가 될 것"이라며 "대외변수는 환율의 지지력을 제공하겠지만, 대내적으로는 하락 부담이 커 연중 저점 테스트 국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