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가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갈치 물오징어 등 생선류 가격은 강한 바람을 동반한 궂은 날씨로 인해 어선들의 출어 횟수가 줄어들면서 강세다. 일조량 부족으로 봄 햇채소 출하가 늦어져 배추 양파 마늘 등 채소류의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23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갈치 1㎏ 도매가격은 이날 1만5000원으로 올 들어 16.3%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3.7%나 오른 것이다.

이동수 가락시장 과장은 "채소와 과일 출하량이 일조량에 영향을 받는다면 생선 가격은 바람과 관련이 깊다"며 "갈치의 경우 주산지인 제주도 해역의 기상 조건이 나빠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물오징어 가격도 비슷한 양상이다. 물오징어 1㎏ 도매가격은 3500원으로 올 들어 20%,작년에 비해선 34.2% 뛰었다.

채소류 가격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양파 1㎏ 상품 도매가격은 이날 1650원으로 한 달 사이 2배 가까이 폭등했다. 지난해에는 4월 중순까지 1200원대를 유지하다 4월 말께 햇양파가 출시되면서 900~1000원대로 떨어졌었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 채소팀의 남현주씨는 "양파의 경우 지난주부터 햇양파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물량이 예상보다 적어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고 설명했다.

마늘도 깐마늘 1㎏ 상품을 기준으로 4180원대를 기록,1년 전의 3200원 수준보다 크게 뛰었으며 배추 1㎏ 상품 도매가격도 1340원으로 작년(1200원)보다 비싼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도 양파 1.7㎏ 한 망 값은 6550원으로 1년 전의 3380원에 비해 2배 정도 오른 상태다. 지난 1년 사이 마늘도 400g 기준 2350원에서 2650원으로 올랐고,배추 1포기도 2580원에서 3480원으로 뛰었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의 배추 1포기 값도 이날 4980원으로 5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원래 4월 말이면 햇채소 물량이 나오며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데 올해는 일조량 부족으로 배추 마늘 양파 등의 산지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월동 저장배추 등 저장물량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하우스 봄배추 등 햇채소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아당분간 채소값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공사 측은 "배추값은 남부지방의 맨땅 재배물량이 출하되는 시점인 5월 말 이후에나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며 "다만 양파는 이달 말부터 제주산 및 내륙지역 햇양파가 출하되면 가격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채소류 강세가 계속되자 산지에서는 중간상들이 밭떼기로 사들인 하우스 물량을 높은 값에 되파는 '되팔기 거래'도 등장했다.

유통공사 관계자는 "500㎡규모(150평) 비닐하우스 한 동의 배추 거래가격이 지난 2월 초 170만~20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엔 300만원을 넘는 가격에 되팔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하우스에서 주로 재배되는 오이 상추 호박 감자 풋고추 등의 가격은 지난주부터 햇채소 반입이 시작됨에 따라 안정세로 돌아섰다. 상추 도매값은 4㎏ 기준으로 지난 6일까지 1만6000원대였으나 이날 1만원대로 낮아졌으며,지난 8일 4만1000원까지 뛰었던 감자 20㎏은 3만3000원으로 내렸다.

김현석/김철수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