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그리스 재정위기 등 해외발(發) 악재가 약화되면서 사흘만에 강한 반등에 성공했다. 연중 최고치도 1750선 위로 올려 놓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시즌 마감 등 모멘텀 공백기에 접어들고 있어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는 있지만 미국증시 강세 영향 등을 바탕으로 상승 흐름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1103.0원으로 1년7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원화강세가 가속화되고 있어 수출기업들에 대한 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17포인트(0.87%) 오른 1752.20에 장을 마쳤다. 지난 21일 기록한 마감 기준 연고점 1747.58을 경신했다.

이날 지수는 지난주말 미국증시 상승과 그리스 구제금융 신청 소식 등으로 전 거래일보다 8.95포인트(0.52%) 오른 1745.98로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에 힘입어 1750선을 돌파하며 지난 23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 1748.46을 단숨에 뛰어 넘었다. 또한 장중 1757.76까지 치솟으며 장중 연고점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개장 후 발표된 3월 신규주택판매가 최근 50년래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승 마감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같은 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에 45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개인이 2627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00억원, 163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도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순매수로 프로그램 차익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전체적으로 93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지수 상승을 호재로 한 증권과 함께 은행, 보험 업종이 급등했고, 전기전자와 운수창고 업종도 강세를 이어갔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일제히 상승 흐름을 탔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0.48% 오른 8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포스코와 현대차, 신한지주, 한국전력, KB금융 등이 1-2%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개별종목 중에서는 LG이노텍이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어 연중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웠고, LG디스플레이도 1분기 실적호전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기는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발표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에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금호석유과 호남석유, 삼성정밀, 코오롱, SK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화학주도 제품가격 강세와 외국인 매수세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외국인 대차거래 희박 가능성에 5%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피겨 스타 김연아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는 전 거래일보다 10.83% 급락했다.

상한가 27개 종목을 비롯해 434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종목을 포함해 348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4억992만주, 거래대금은 5조1616억원을 기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날 국내증시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증시 상승과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면서 "이번주 초반까지는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 신장 등 매크로 지표 호재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다만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가 1만1300선에서 1차 저항을 받을 수 있고, 국내 내부적으로도 발표를 앞두고 있는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할 수 있어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