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상승이 부동화 자금의 증시 유입을 이끌 수 있을까.

26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1750선과 함께 전고점을 돌파,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시중의 단기 부동자금이 증시에 유입되며 추가적인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재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자금 단기화 비율은 19.0%를 기록, 2007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9%대에 올라섰다. 저금리 기조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시중 자금의 단기화 정도가 2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최근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사실상 연 2%대로 떨어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MMF(머니마켓펀드)는 11조원이 넘게 늘었고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증가 폭도 2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주식 시장에 기회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단기성 자금이 늘어났지만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금 일부가 증권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동안 지수 발목을 붙잡고 있던 펀드 환매 등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부동산의 경우 주택 공급 과잉, 중장기 인구구조 악화 등이 부담요인이 되고 있어 시중자금을 흡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주식시장의 안정감이 높아지면 '머니무브'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돼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내외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고 1분기 기업실적 역시 기대를 충족시키는 내용들이 발표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에 대한 시중자금의 관심이 증가할 가능성, 펀드환매가 점진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단기 금리차에 비춰 증시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장단기 금리차는 경기전망이 밝으면 상승, 어두우면 하락해 경제전망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심리를 알 수 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주식자금의 변화와 관련해 장단기 금리차가 긍정적인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며 "장단기금리차가 월간 기준으로 4개월 만에 상승했으며 지난달 22일 1.45%포인트 저점대비 0.55%포인트가 확대됐다"고 전했다.

최근 국내외 경기흐름이 기대 이상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중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될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예상이다.

최근 펀드 환매는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의 증시 유입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3월 평균 51.47%에서 4월 평균 52.84%로 소폭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3월 94.67%에서 4월 92.88%로 다소 줄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 대상으로서 주식의 메리트가 커진 상태로, 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도가 약해지며 직접 투자를 통해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개인들은 예전처럼 중소형주 중심 전략보다는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두루 사들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