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유럽발(發) 재정위기가 재차 고조되면서 이틀째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재정위기가 여타 국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낮아 증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국내증시의 단기과열과 맞물려 있어 가격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64포인트(0.89%) 내린 1733.91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강등 영향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지수가 폭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보다 33.38포인트(1.91%) 내린 1716.17로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의 선·현물 동시 순매도로 1714.53까지 밀린 지수는 개인의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급락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1730선을 회복했다.

3%에 가까운 폭락세를 보인 일본증시에 비해 선방했고, 심리선인 20일 이동평균선(1729)을 회복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81억원, 1382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3815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다만 프로그램 매물이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로 프로그램 매도 차익거래 매물이 출회되면서 프로그램 매매는 전체적으로 279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남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가 재차 불거지면서 외국인들이 선물 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보였다"면서 "하지만 미결제약정이 동시에 늘어나지 않은 만큼 신규 매도 물량이 아닌 기존 매수 포지션의 청산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업종이 하락 중인 가운데 은행과 증권 등 금융 업종과 전기가스, 건설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화학과 운수장비 업종은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현대모비스가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나흘 연속 강세를 보이며 저력을 발휘하고 있고, 알앤엘바이오는 코스피200 신규편입 기대감에 2%대 강세를 유지했다.

LG화학는 업황 호조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5.69% 오르며 고공행진을 펼쳤다.

상한가 16개 종목을 비롯해 218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종목을 포함해 593개 종목은 내렸다.

거래량은 3억8783만주, 거래대금은 6조3625억원을 기록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발 재정위기 이슈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코스피지수가 단기적으로 11주 연속 상승하면서 가격부담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다"면서 "실적시즌이 마무리되고 재료가치의 공백기에 접어들고 있어 내달 초까지는 쉬어가는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코스피지수가 주간단위로 11주 연속 상승하면서 유럽발 이슈가 차익실현의 빌미가 됐다"면서 "하지만 근본적으로 기업실적과 펀더멘털이 달라진 것이 없는 만큼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