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 중반에서 사흘 만에 하락 마감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0.38%) 내린 1114.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이틀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과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국가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15원 이상 오른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14.5~1117원의 좁은 박스권에서만 움직이며 하루 쉬어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환율이 아래로 방향을 바꾼 것은 밤사이 뉴욕증시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간밤 뉴욕차액결제환선물(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도 하락 마감하며 이날 원달러 환율의 하락 출발을 예고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하자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대외 여건 속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2원 내린 1115.5원에서 출발했다. 이후 수출업체가 네고물량을 쏟아내고, 역외세력도 달러를 사들이며 환율을 아래로 밀어냈다. 하지만 여전한 유로존 불안과 당국에 대한 개입 경계감으로 환율은 크게 오르내리지 못하고 1114~1117원 사이에서만 왔다갔다 했다.

오후 들어 환율은 1115원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전자업체를 중심으로 네고물량이 꾸준히 공급되고, 5월초 예정된 삼성생명 IPO(기업공개) 관련 투자자금도 조금씩 유입됐지만, 환율은 결제 수요 등에 지지되며 1115원에서 정체하다시피 했다.

다만 오후 2시 이후에 순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하며 주식자금을 쏟아내자 환율은 하락압력을 받으며 전날보다 3원가량 낮은 1115.5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 외환시장이 굉장히 조용했지만, 정유사 결제 수요 등으로 생각보다 비드는 탄탄했다"며 "장중 내내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이다가 막판에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1115원에서 조금 내려와 마감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삼성생명 IPO와 관련해 앞으로 외환시장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더 유입될 것으로 보여 환율 하락 요인으로 가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49p 하락한 1728.42를, 코스닥지수는 1.36p 오른 519.21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56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0분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장 종가(1.3220달러)보다 낮은 1.321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93.96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