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팽팽'…삼성생명 IPO 자금 vs 결제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하락반전하며 1110원대 중반에서 마감됐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1원(0.28%) 내린 1115.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 분위기는 환율 하락에 우호적이었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미국의 경기지표의 호전에 힘입어 크게 상승한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로 출발하며 원달러 환율을 아래로 압박했다.

장 초반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세가 집중됐고, 장 내내 삼성생명 기업공개(IPO) 관련 외국인 투자자금도 꾸준히 공급되며 환율에 하락 압력을 넣었다. 하지만 결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자 환율의 아랫 부분은 지지됐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6.6원 하락한 1112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장 초반 수입업체와 공기업의 결제수요가 유입되면서 1116원 부근까지 고점을 높였다. 하지만 국내증시가 호조를 보이고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공급되자 환율은 낙폭을 다시 키우며 1114원 부근으로 내려갔다.

오후 들어 환율은 1114원을 중심으로 방향 탐색에 나선 모습이었다. 오후 1시30분경 호주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나왔지만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서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오후 2시 넘어서 환율은 서서히 반등하며 낙폭을 줄여갔다. 오전 장까지 오름세를 보이던 코스피지수가 하락반전하며 환율의 하락을 제한했고, 장 후반 숏커버(팔았던 달러를 되사는 것)가 나오면서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원가량 낮은 1115.5원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은 공기업 위주의 결제 수요가 꾸준히 들어오는 가운데 삼성생명 관련 외국인 주식자금이 유입되면서 수급 균형을 이루며 큰 변동은 없었다"면서 "다만 장 후반 은행권이 전체적으로 숏마인드(달러 매도 심리)가 강해서 숏커버에 나서면서 좀 반등했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오후 장에 삼성생명 IPO 관련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해 정부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숏커버가 나온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IPO 물량은 생각보다 많이 줄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6p 내린 1718.25를, 코스닥지수는 0.79p 떨어진 518.75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장 후반 순매도 전환하며, 이날 168억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15분 유로달러 환율은 1.3171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94.85엔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