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이틀째 하락하며 1720선 아래로 밀려났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6포인트(-0.14%) 내린 1718.75에 장을 마쳤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720선을 밑돈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지수는 미국 증시 상승 등에 힘입어 1730선을 회복하며 장을 출발했으나 기관의 매도 물량 확대로 점차 오름폭을 줄인 끝에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까지 주간 기준 12주 연속 상승하면서 가격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중국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에 따른 긴축 우려 부각과 아시아 증시 하락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며 실적 모멘텀(계기)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약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날 기관과 투신이 전기전자, 서비스업, 기계, 금융, 철강금속 업종 등을 중심으로 각각 2051억원, 107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은 장 후반 매도 물량을 늘리면서 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71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개인이 기관과 외국인이 많이 내다파는 전기전자, 철강금속 업종 등을 중심으로 3022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업종별로는 은행이 2%넘게 떨어졌고, 비금속광물, 건설, 운수창고, 의료정밀 등 역시 약세를 나타냈다.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된 기계업종이 2% 넘게 올랐고, 보험, 운수장비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로 1116억원의 매물이 출회됐지만, 비차익거래로 1600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체적으로 483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현대차가 지난달 실적 호조 등을 바탕으로 2%가량 올랐고, 현대차 우선주들도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 신한지주, 현대중공업 등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포스코, 한국전력, KB금융, LG전자 등은 하락했다.

두산건설 자금악화 관련 루머로 전날 급락했던 두산그룹주들이 반등했다. 두산,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1∼2%대 상승 마감했다.

지난 3일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한 골든나래리츠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한가 14개 종목을 비롯해 358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6개 종목을 포함한 437개 종목이 내렸다. 60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된 가운데 업종별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실적 발표 시즌이 정점을 지나면서 모멘텀 공백에 대한 우려가 부각, 상승 모멘텀이 약화된 구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